Diary 168

바디프로필 촬영 예약!!!

10월 2일 일요일 NPCA 대회, 10월 9일 일요일 ICN 내셔널리그 대회에 앞서, 한껏 체지방을 낮춘 몸을 보다 잘 기록하고 싶어서 바디프로필 촬영을 예약했다. 누구의 소개나 알선으로 업체를 선정하진 않았고, 구글링을 통해 찾은 강남의 한 스튜디오로 정했다. https://map.naver.com/v5/search/%EB%B3%80%ED%99%94%20%EC%8A%A4%ED%8A%9C%EB%94%94%EC%98%A4/place/1035348145?c=14140440.7500985,4510061.0762263,15,0,0,0,dh&placePath=%3Fentry%253Dbmp 네이버 지도 변화스튜디오 map.naver.com 신논현역과 언주역 사이에 위치한 스튜디오이다. 굳이 따지자면 언주역에서 조..

Diary 2022.08.30

롯데월드의 기억

아주 어렸을 때, 아빠와 동생과 함께 롯데월드에 놀러갔던 적이 있다. 주말이었는지 아니면 평일이었는데 우리 가족에게만 해당되는 휴일이었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무튼 놀이동산에 간다는 그 자체로 참 신나고 설렜다. 잠실역 지하로 난 롯데월드 정문 앞 매표소에 다다렀다. 롯데월드 이용권 가격이 아빠 생각보다 비쌌던지, 아빠는 잠시 우리를 앉혀두고 근처 상점으로 가서 암표를 구매해서 우리와 함께 롯데월드로 갔다. 어린 기억이지만 사뭇 놀랐다. 지금 생각해보면, 암표를 사고 파는 것은 법적으로는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시설이용계약에 특약이 마련되어 있다면야 계약상으로 제한사항이 있을 수야 있겠다만, 내가 아는 한 사인 간의 암표 거래를, 특히 암표를 사는 사람을 규율하는 법령은 따로 없다. 하지만 당시에는..

Diary 2022.08.25

가을이 다가옴을 느끼며

무더웠던 8월 여름의 기세도 한 풀 꺾여간다. 아침에 일어날 때와 해 지고 집으로 돌아갈 때의 바람이 제법 선선한 것이, 이제 9월이 머지 않았음을 알려온다. 그렇게도 거센 기세로 뙤악볕을 내리쬐던 해도 이제는 약간의 서글픔을 머금은 마냥 저물어간다. 계절의 변화는 실로 놀랍다. 시간의 흐름이란 것도 몹시 두렵다. 원하든 원치 않든 모두에게 그리고 나에게 균질한 속도로 흘러간다. 바쁜 일상을 충실하게 살아나가다보면, 어느새 뭉텅이로 성큼 지나가버린 시간의 무게를 뒤늦게 실감할 뿐이다. 대회에 출전하겠다고 마음 먹은지도 어언 10개월이 넘어간다. 처음에는 작년 12월 바디프로필이나 다시 한 번 찍어볼 요량으로 헬스를 시작했다. 당시 흔들리던 내 삶에 강력하게 중심을 잡아줄 매개체가 필요했고, 나는 그것을 ..

Diary 2022.08.25

부루마블의 추억

금강 자전거길 라이딩한다고 대전을 지나니, 불현듯 어린 시절 사촌들과의 추억이 떠올랐다. 방학이면 가족과 함께 외가가 있는 대전으로 내려가곤 했다. 대전에서도 시골에 속하는 동네였는데, 지금은 대전광역시 서구 흑석동이라는 행정구역으로 되어 있지만, 어렸을 때는 종종 '흑석리'로 부르곤 했다. 이모와 엄마는 4살 터울인가 하는데 사촌들과는 태어난 시기가 고만고만해서, 어렸을 때부터 잘 어울렸다. 비록 사는 곳이 대전과 서울이라 자주 보지는 못했지만, 방학 기간 동안에 한 일주일씩 외할머니댁에 모여서 신나게 놀곤 했다. 나는 빠른년생이라 한 해 먼저 태어난 아이들과 같은 학년에 속하였는데, 그래서 학년은 같고 나이는 한 살 위인 사촌누나가 있었고, 나보다 한 살 아래인 사촌동생이 있었다. 거기에 다섯 살 정..

Diary 2022.08.24

벌초를 다녀와서

지난 토요일에는 벌초를 다녀왔다. 충남 대천은 내 고향은 아니지만, 아버지의 고향이다. 공식적인 시의 이름이 대천인지 보령인지 노상 헷갈렸는데, 지금 다시 찾아보니 보령이구나. 아무튼 아버지가 나고 자란 곳이고, 그곳에 선친들의 묘가 모여있다. 선친이라고 해야 아버지한테나 각별한 의미가 있지, 사실 내게는 퇴색된 의미만이 있다. 할아버지는 아버지가 한 돌인가 두 돌이 안 되어 돌아가셨다고 하니, 나는 당연히 기억이 없다. 아버지는 4형제의 막내인데, 위로 큰아버지 세 분 중 두 분이 이미 영면하셨다. 그 묘가 함께 있긴 하나, 큰아버지들은 내가 어린 시절에 이미 환갑을 넘겨버렸고 별다른 교우나 추억이 없어 멀게만 느껴진다. 근친이 이러하니 그 위로는 더 멀게만 느껴진다. 증조할아버지, 고조할아버지를 넘어..

Diary 2022.08.24

30인치 청바지를 다시 꺼내 입다.

식단이나 다이어트를 하지 않고 있는 기간 동안, 내 허리 사이즈는 보통 33인치였다. 34인치 바지는 허리 통이 조금 크고 32인치 바지는 조금 작으니, 대충 33인치면 내 허리에 맞았다. 벨트를 차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벨트를 차고 의자에 앉았을 때 복부에 느껴지는 불편감 때문에, 벨트 없이 허리 사이즈에 딱 맞게 고정되는 걸 선호한다. 6월부터 본격적으로 커팅에 들어가고 슬슬 감량의 효과를 맛보고 있을 때쯤, 기존 33인치 바지가 다소 헐거워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옷장 구석에서 32인치 바지를 찾았다. 그리고 다시 한달 여가 지나서 31인치 바지를 찾았고, 오늘 아주 오랜만에 30인치짜리 청바지를 꺼내 입었다. 3년 전 겨울 바디프로필 촬영 때 입겠다며 타미힐피거에서 산 청바지이다. 적절한 찢..

Diary 2022.08.24

뉴블랙짐 트레이너와의 신경전

집 근처의 '뉴블랙짐'이라고 꽤나 시설이 괜찮은 헬스장이 있다. 4월부터 등록해서 헬스 중이니 벌써 5개월 차이다. 오픈한지 1년이 채 안 되어 시설이 깔끔하고, 기구도 훌륭하며, 트레이너들이 대체로 젊고 열성적이다. 그 중에 리더급 되는 트레이너가 있다. 키는 170cm 전후인 것 같고, 항상 마스크와 모자를 착용하여 눈만 내놓고 다닌다. 아마 예명을 Ricky로 썼던 것 같다. Ricky는 헬스장 시설을 참 아끼는 듯하다. 귀동냥으로 듣기에는 헬스장 주인과 친구 관계인가 뭐 그런 것 같다. 그래서 더 책임감이 있어서 그런 걸까? 내가 이 헬스장을 이용하는 동안 Ricky는 총 5번 정도 덤벨 또는 바벨을 살살 내려놓아 달라는 부탁을 했다. 영화 해바라기를 보면 감옥에서 출소하고 사우나에 들린 오태식(..

Diary 2022.08.18

가벼운 고성 여행

속초터미널에서 북쪽으로 8km 정도 해안도로를 달리면 고성군이다. 고성의 남쪽에는 내가 좋아하는 천진해변이 있다. 거의 7~8년 전 친구의 추천으로 처음 알게 된 바다인데, 그때는 인적도 드물어 맑은 바다를 한적하게 즐기기 좋았다. 친구들과 2016년 새해 일출을 보겠다고 새벽을 달려 말간 해를 본 경험도 있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울적할 때나, 바다가 보고 싶으면 가장 생각이 나는 바다였다. 6월에 동해안 자전거길 라이딩을 하면서 천진해변을 지나긴 했지만, 고행으로 지친 심신에게 그 바다는 온전한 목적이 될 수 없었다. 단지 30분 머물며 커피 한 모금 머금다 가는 경유지였다. 그렇다, 온전히 즐기기 위해서는 그 자체가 온전히 목적이 되어야 한다. https://www.youtube.com/shor..

Diary 2022.08.17

효원빌라트

자전거 출근길에 신목동역을 지난다. 신목동역 바로 근처에 고급 빌라가 하나 있다. 이름하야, 효원빌라트. 효원빌라트를 기억하는 연유에는 '빌라트'가 주는 어감의 이질감(빌라라고 하지 빌라트라고 하는 표현은 이 빌라를 제외하고 그 어디에서도 아직까지 보지 못했다)도 있지만, 이 곳에 사는 한 여자에 대한 기억 때문이다. 그치의 이름과 얼굴은 가물가물하다. 다만, 내가 기억하는 것은 '하이스트'라는 수학 학원 셔틀버스에서 그 애랑 같은 버스를 탔다는 사실이다. 공부는 잘 했는지, 나와 같은 고등학교로 진학했다. 제일 성적이 좋은 친구들이 영어과에 지원했는데, 그 친구는 영어과였다. 나는 독일어과에 진학했다. 그치와는 말 한 마디 나눠본 적 없는 사이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치가 내 머릿 속에 아직까지 남아..

Diary 2022.08.17

공덕오거리

집에서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길은 안양천과 한강을 따라 강의 남쪽을 달리다가 마포대교를 건너서 공덕오거리에서 쭉 직진하여 충정로 고개를 넘어 서대문역을 지나는 길이다. 공덕오거리에 진입하기 전에 한 블럭 뒤의 샛길로 진입해서 가면 오거리를 조금 우회하기도 하고, 신호등도 더 자주 마주친다. 그래서 오늘은 마침 교통 흐름이 좋은 김에 오거리 뒤의 샛길을 지나지 않고 오거리에서 바로 직진으로 가보았다. 허나, 그 모험은 금방 무위로 돌아갔는데, 오거리에서 우회전 신호와 직진 신호가 동시에 떨어졌는데, 사이드 미러조차 없는 자전거가 차선 변경을 하기는 무리이다. 게다가 자전거는 항상 차선 끝으로 달리기 때문에 차선 변경은 더더욱 어불성설이다. 그랬구나. 내가 이 이유 때문에 오거리 뒤의 샛길로 돌아다녔었구나. ..

Diary 2022.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