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41

미션임파서블 - 파이널 레코닝

미션임파서블 시리즈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마지막 편이 드디어 개봉했다. 시리즈의 대단한 팬은 아니었지만, 재작년에 데드 레코닝을 너무 재밌게 봤던 기억이 강렬했다. 열차 씬은 정말 입을 다물지 못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군 시절 OCN에서 자주 틀어줘서 익숙하기도 했고, 3편도 어렸을 때 참 재밌게 봤었던 기억이 있다.드디어 마지막 편인 만큼 시리즈에 대한 예를 갖추는 차원에서 1편부터 정주행을 먼저 하고 보려고 했다. 1편과 2편은 처음 보았는데, 젊은 시절의 톰 형의 모습과 연기는 또다른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다. 파이널 레코닝에서 다양한 떡밥들이 회수가 되므로, 정주행을 하는 것을 강력히 권장한다.시간 관계상 모든 편을 다 돌아보지는 못했는데, 전편인 데드 레코닝을 무리해서라도 한번 보고 왔더라면 파이..

Cinema 2025.05.24

화양연화

넷플릭스에 리마스터링 영화가 올라와서 도전해 보았다. 예전에 한번 보려다가 너무 지루해서 중간에 멈췄었는데, 이번에는 마치 숙제를 하듯 끝까지 보았다. Fade in이나 Fade out 없이 딱딱 끊기는 장면 편집은 왕가위 감독의 노림수였을까?이 영화도 감정의 전개에 대한 설명은 불친절하다. 그러한 감정이 주어진 이후의 상황과 묘사의 섬세함은 인정하지만, 설명 없이는 어떠한 감정도 나는 설득력을 잘 못 느끼는 편이다.양조위를 선택하기 직전까지 갔다가 결국 선택하지 않고 머무른 것은 장만옥의 선택이었다. 그 선택에 대한 설명이 조금 더 부여되었더라면, 이 영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까?

Cinema 2025.03.10

너는 내 운명

주말에 오랜만에 옛날 영화를 봤다. 황정민에게 대상을 안겨 준 그 작품. 무려 20년 전에 세상에 나온 작품. 지금 내 나이랑 비슷했을 젊은 황정민이 연기한 작품. 오래되어 빛바랜 필름처럼 지금 기준으로는 투박할 수도 있는 순애보를 보여준 작품.사랑이란 무엇일까 되묻게 된다. 다시 보니 순애보의 계기에 대한 설명은 좀 부족하긴 하다. 대신 순애보의 크기와 열정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 전략이 나쁘지 않았다. 예전에 봤을 때는 전도연의 후반부의 넋 빠진 듯한 연기에 감탄을 했는데, 다시 볼 때는 황정민의 순애보 연기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순애보가 멸종한 시대, 누군가를 순수하게 사랑한다는 그 마음의 깊이를 한번 고민해 본다.

Cinema 2025.03.10

베테랑 2

넷플릭스에 떴길래 정주행했는데, 나오지 말았어야 할 괴작이었다... 전개는 탁탁 끊기고, 반전은 약했다. 이미 해치가 누구인지 관객들에게 다 까고 시작하는데, 스포를 하고 영화를 할 거면 좀 더 화려한 한 방이 있어야 했다. 다소 플롯의 힘이 아쉬웠다.정해인이 왜 해치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별다른 설명도 없다. 그렇다면 해치가 한층 더 매력적으로 그려졌어야 했다.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는 독보적 악역을 그려내지 못했다. 황정민의 생활연기 아닌 생활연기도 이번 영화와는 다소 결이 아쉬었다.가장 큰 문제는 소재 자체가 전작에 비해 너무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조태오라는 불세출의 악역 캐릭터와 소시민적 정의를 구현하는 형사 캐릭터의 대립 구도를 벗어난 것은 오히려 패착이다. 정의의 실현으로서의 사적 제..

Cinema 2025.02.08

하얼빈

1월에 극장에서 본 현빈 주연의 영화. 김훈의 하얼빈 원작 소설은 이미 한참 전에 읽었었는데, 김훈 작가의 소설을 영화화한다면 어떻게 표현될까 궁금한 마음에 극장을 찾았다.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안중근 역의 현빈, 유재명, 박정민, 조우진, 이동욱, 그리고 정우성까지. 1900년대 풍의 칙칙한 의상을 뚫고 나오는 현빈의 미모란 정말...소설과 다른 부분도 꽤 많았다. 내 기억에는 소설에 폭약을 구하기 위해 만주의 마적단을 찾아가는 장면은 없었던 것 같은데 말이다. 그리고 소설에서는 안중근의 시점과 이토 히로부미의 시점에서 서사가 교차 전개되면서 하얼빈 의거라는 하나의 사건을 향해 수렴해 가는 작중 인물들의 내적 에너지의 폭발이 참 인상적이었는데, 영화에서는 이토 히로부미는 완전히 극의 외부적 ..

Cinema 2025.02.08

무파사: 라이온 킹

작년 12월 극장에서 '무파사 라이온 킹'을 봤다. 2019년에 라이온 킹을 3D로 너무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어서, 이번에도 극장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4DX로 봤는데, 3D처럼 입체감이 있지는 않지만 화면도 크고(좌우의 벽까지 모두 스크린이 된다), 의자도 흔들리고, 바람도 나오는 것이 신기했다. 4DX를 처음 경험해 보는 터라 몹시 재밌었다.하지만 영상과 연출의 수려함에 비해 스토리는 다소 아쉬웠다. 심바의 아버지인 무파사의 이야기를 그려내는데, 기존 원작과의 설정도 일부 붕괴되었다. 원작에서는 스카가 무파사의 친동생인 것처럼 나오는데, 무파사 라이온 킹에서는 그 복잡한 스토리가 펼쳐진다. 하지만 개연성이 다소 아쉽다. 스카 입장에서는 무파사를 두 번이나 구해줬는데, 심지어 무파사를 위해 싸우다가 ..

Cinema 2025.02.08

청설

티저가 아주 몰랑몰랑하게 잘 뽑혀서 극장에서 보고 싶다는 생각이 계속 들던 차에 심야영화로 보고 왔다. 서사는 뭐 뻔하고 20대 청춘의 감성을 느끼기에는 아주 좋았다. 약한영웅에서는 홍경이 안경 쓰고 나와서 몰랐었는데, 잘 생겼네 이 친구... 송중기와 공유를 섞어 놓은 듯한 느낌이 있다. 어느 각도에서는 송중기가 또 다른 각도에서는 공유가 보인다. 눈매가 힘이 없는데, 그게 영화 배역과 찰떡이었다. 무해한 듯한 소년미를 아주 잘 그려냈다.노윤서는 우리들의 블루스 때보다 더 예뻐진 듯하다. 노윤서 특유의 청량미가 영화 내내 돋보였다. 그런데 노윤서보다 김민주에 더 눈길이 간다. 김민주는 처음 보는 얼굴인데 아이즈원 출신이네. 첫사랑 재질이라 더욱 눈길이 간다.뭐 시나리오는 딱히 할 말이 없긴 하다. 마지..

Cinema 2024.11.15

베놈 라스트 댄스

아 이 영화를 보기 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오지 말아야 할 영화다. 기존 베놈 시리즈 특유의 속도감 있는 전개와 쾌감 있는 액션을 모두 망쳐버린 희대의 졸작이라고 감히 평가하고 싶다. 세계관이 급격하게 확장되었으나 스토리는 그 반의 반의 반도 채우지 못한다. 기승전이 다 별로지만, 결말이야 말로 망작의 주범이 아닐까? 심비오트들은 무력했고, 베놈의 자기희생은 뜬금 없었으며, 장군은 도대체 뭘 한 건지 모르겠다!웃자고 넣은 씬들이 하나도 웃기지 않은 건 덤이다. 코덱스가 추적 당하면 안 되는데 굳이굳이 첸 아주머니랑 춤을 추겠다고 나오는 베놈이나, 밑도 끝도 없이 라스베가스에서 슬롯 머신을 땡기고 있는 첸 아주머니나 정말 어처구니가 없는 전개였다. 베놈 특유의 장점들이 모두 휘발되어 버..

Cinema 2024.11.05

전란

넷플릭스에 새로 올라온 영화를 봤다. 강동원과 박정민, 훌륭한 두 배우를 데려다 놓고 이 정도의 밥상밖에 차리지 못한다 말인가... 등장인물은 입체성이 부족했고, 서사는 개연성이 모자랐다. 전, 쟁, 반, 란의 4개 챕터로 구성되었는데, 챕터 간의 유기적 연결이 다소 아쉬웠다. 이종려의 내적 각성에 대한 설명이 부족했고, 천영의 내적 분노에 대한 묘사는 밋밋했다.김신록, 정성일, 차승원도 나온다. 정성일은 왜군 장수 역을 맡았는데, 탄탄한 연기를 선보였으나 인물 자체가 매력도가 떨어지는 캐릭터여서 아쉬웠다. 그래도 정성일은 극중 비중으로는 넘버쓰리 정도는 된다. 절제된 연기 톤에서 더글로리의 하도영이 엿보였다. 차승원은 암군 연기를 훌륭하게 해낸다. 정말 보는 이로 하여금 속이 터지게 만드는 일품 연기다..

Cinema 2024.11.05

대도시의 사랑법

오랜만에 극장을 찾아 영화를 봤는데 완전히 낚였다. 티저만 보고 청춘 남녀의 사랑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퀴어 영화였다. 집에 돌아와 찾아보니 동명의 퀴어 원작 소설이 있었구나... 아, 그래도 이건 좀 너무 기망하는 것 아닌가? 퀴어 이야기라는 암시를 조금도 하지 않은 티저에 완전히 낚여버렸다. 퀴어 문화나 예술에 편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좀 너무 했다 이 말이다. 이건 뭐 당근마켓에서 아이폰을 샀는데 벽돌이 온 격 아닌가?그리고 일단 영화가 너무 산만했다. 청춘의 자유분방함이 아닌 방종을 미화하는 듯한 서사도 그닥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고 젊음은 공짜가 아니다. 무슨 놈의 대학생이 그것도 스무 살이 매일 밤마다 이태원 클럽을 쏘다니며 술에 쩔어 사는지, 그리고 그 삶..

Cinema 2024.1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