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Domestic 5

2022 제주 가족 여행 - Day.5

드디어 여행의 마지막 날 아침이 밝았다. 체크아웃 전에 잠깐 시간을 내어 호텔 앞의 산책로를 엄마와 함께 거닐었다. 제주 올레길의 일부 구간을 공유하는데, 호텔 측에서 정비를 잘 해놔서 걷기 편한 길이었다. 제주 남쪽의 깨끗한 바다에서 하루를 활짝 열어본다. 나무 사이로 하트 모양의 하늘이 만들어진다. 포토스팟이라고 나름 몇 가족이 줄 서서 사진 찍으려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엄마도 한 장 사진을 남겨줬다. 마지막 날의 첫 관광은 ‘세계 술 박물관’. 이 박물관은 서귀포로 넘어오면서 우연히 안내판을 보고 알게 되었는데, 제주도에 별에 별 박물관이 다 있어서 약간 반신반의했지만 막상 가서 관람하고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9시 개장이라 우리가 첫 관람객이었는데, 사람이 없어서 아주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었다. ..

Travel/Domestic 2022.11.18

2022 제주 가족 여행 - Day.4

엄마와의 4일차 일정은 성산일출봉에서 일출 보기로 시작했다. 엄마는 평소에도 9시 정도에 잠에 들고 5시에 일어난다. 나는 무슨 할머니냐고 매일 핀잔했지만, 이번에는 엄마를 위한 여행이니 엄마의 바이오리듬에 나를 맞출 차례다. 안 그래도 전날 일찍 잠에 들어서 5시에 일어나는 게 어렵지는 않았다. 엄마는 약 때문이라도 아침을 꼭 먹어야 해서 전날 편의점에서 미리 사둔 누룽지를 끓여서 간단히 먹었고, 나는 옆에서 샌드위치를 먹었다. 어딜 가도 아들을 먹일 생각은 엄마만이 한다. 성산일출봉은 일출을 보러 새벽에 오는 관광객에게는 따로 입장료를 걷지 않는다. 성인 1명당 5,000원이니 모자를 합쳐 1만원이 굳은 셈. 봉을 오르면서 어느새 조금씩 주위가 밝아지기 시작한다. 꽤 올라와서 성산포구와 마을을 내려다..

Travel/Domestic 2022.11.17

2022 제주 가족 여행 - Day.3

제주 가족 여행 3일차는 아빠에게는 여행의 마지막 날이기도 했다. 아빠는 조직의 장이라서 평일에 연차를 쓰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일요일인 여행 3일차를 끝으로 먼저 서울로 올라가고, 나와 엄마는 남아서 남은 여행 일정을 채우기로 미리 정하고 여행을 떠나왔다. 3일차는 조금 멀리 제주의 서쪽을 여행했다. 먼저 들린 곳은 월령선인장군락지. 멕시코에서부터 선인장 씨앗이 해풍을 타고 날아와 여기 제주에까지 자생적으로 뿌리내려 군락을 이뤘다고 한다. 저 열매가 바로 백년초 열매라고 한다. 식물에는 딱히 취미가 없지만 걷기를 좋아하는 엄마와 아빠를 위해 특별히 추천 받은 코스. 선인장군락을 배경으로 엄마와 아빠의 투샷을 담아보았다. 아빠만 선글라스를 챙겨와서 엄마가 한마디 핀잔을 보탰다. 여행 내내 날씨가 맑아서..

Travel/Domestic 2022.11.16

2022 제주 가족 여행 - Day.2

제주 가족 여행 2일차 코스는 아빠와의 한라산 등정이다. 엄마도 함께 가면 좋았겠지만, 엄마는 관절도 안 좋고 체력도 달려서 애진즉 포기하고 아빠와 나 둘이만 산행에 나섰다. 산행의 출발지와 도착지가 달라서 엄마의 도움이 필요했는데, 출발지는 우선 내가 운전을 하고, 엄마가 차를 끌고 엄마 혼자만의 일정을 보내고 도착지로 와서 아빠와 나를 픽업하는 동선이었다. 전날 미리 챙겨둔 먹을거리를 가방에 짊어지고 아침 7시, 등산에 나섰다. 자전거 국토종주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새로운 도전 목표로 세운 게 바로 한국의 100대 명산 완등하기였다. 너무나 당연히 한라산은 100대 명산에 포함되어 있다. 새로운 도전의 첫 시작을 아빠와 함께 한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아빠는 젊어서 대학 시절에 산악부 활동을 할 ..

Travel/Domestic 2022.11.11

2022 제주 가족 여행 - Day.1

아빠가 환갑이 되었다. 예전에 과학 기사 중에 사람에게는 3번의 노화의 부스터가 찾아온다는 이야기를 본 기억이 난다.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사람은 만 35살, 만 55살 그리고 만 70살에 급격환 노화의 변곡점을 지난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요새 보면 부쩍 엄마와 아빠가 예전 같지 않다. 피부도 많이 주름져지고 탄력을 잃은 것 같고, 엄마는 특히 건강이 전반적으로 안 좋아지신 듯하다. 작년 가을부터 다시 본가에 들어와 살았다. 갈 곳이 없어진 탓도 있지만, 무리를 하면 따로 나가 사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부모님이 더 늙기 전에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 돌아온 직후에는 엄마와 종종 다투기도 했지만 금세 균형을 찾았고, 그렇게 일상에 적응하다보니 삶의 ..

Travel/Domestic 2022.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