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Overseas 71

2023 남미 여행 [Day.20]

23. 4. 29. 토요일 아침부터 사단이 났다. 7시 반 버스를 예약해두어서 넉넉하게 5시 45분에 알람을 맞추고 일어나 6시 반에 조식을 먹고 버스 터미널로 출발했다. 터미널에 도착했을 때는 7시였는데 곧 터미널이 부산해지길래, 칼라파테 행 버스가 터미널에 들어온 줄 알고 주섬주섬 짐을 챙겨 이동했다. 그러나 다른 곳으로 향하는 버스였고, 이미 시간이 지났다고 한다. 그랬다. 내 핸드폰 시계는 토레스 델 파이네의 시간대로 맞춰져 있었던 것. 토레스 델 파이네는 푸에르토 나탈레스보다 1시간이 빠르다. 결국 나는 아침 7시 반 버스를 놓친 것이었고(즉, 내가 맛있게 조식을 먹기 시작할 때 이미 버스는 출발했던 것), Bus Sur 오피스에 황급히 확인해보니 환불이나 교환은 안 되고 오후 버스를 새로 예매..

Travel/Overseas 2023.05.03

2023 남미 여행 [Day.19]

23. 4. 28. 금요일 오늘은 푸에르토 나탈레스에서 보내는 여유로운 하루이다. 푸에르토 나탈레스는 특별히 할 게 없는 조용한 항구 도시라서 될 수 있으면 금요일에는 다른 도시로 이동하고 싶었는데, 비수기 시즌이라 그런지 교통편이 마땅치 않았다. 게다가 일요일에 미리 맡겨둔 세탁물을 찾고 Hotel Big Sur에 맡겨둔 짐을 찾느라 오전에 나탈레스를 비울 수 있는 처지가 아니었는데, 칼라파테나 우수아이아로 가는 오후 버스나 비행기 편이 전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금요일 하루를 더 나탈레스에서 쉬며 보내고 토요일 아침 7시 반 버스로 아르헨티나 엘 칼라파테로 이동하기로 결정했다. 세탁물을 찾고 짐을 찾느라 아르마스 광장 주변을 부단히 돌아다녔다. 자고 일어났더니 다리 컨디션이 많이 좋아져서 일반적인 ..

Travel/Overseas 2023.04.29

2023 남미 여행 [Day.18]

23. 4. 27. 목요일 자고 일어나니 다리의 통증이 극에 달했다. 단순히 걷는 것조차 힘겨웠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는 곡소리가 날 지경이었다. 다리 상태만 놓고 보더라도 더 이상 트레킹 진행이 불가한 상황인데, 설상가상으로 밖에는 비까지 거세게 내린다. 원래 4일차 코스는 그레이 전망대(Mirador Grey)까지 이동하여 그레이 빙하를 볼 예정이었는데, 장장 7시간을 트레킹해야 하는 구간이라 현실적으로 진행이 불가하다고 판단하고 산장에 머무는 안을 택했다.나처럼 생각한 사람이 꽤 여럿이 있어서 다 같이 옹기종기 화로 근처에 모여 앉았다. 서양인들은 참 스몰톡을 잘 한다. 별 것도 아닌 일에 맞장구쳐주고 서로 대화를 잘 이어나간다. 나도 영어가 네이티브였다면 잘 할 수 있었을텐데, 뭐 어쩌겠나! 괜히..

Travel/Overseas 2023.04.29

2023 남미 여행 [Day.17]

23. 4. 26. 수요일 토레스 델 파이네에서의 3일차 아침이 밝았다. 토레스 델 파이네는 경도상으로는 수도인 산티아고와 비슷하지만 한 시간 느린 시간대가 적용된다. 그래서 8시가 넘어야 해가 뜨고 7시가 지나야 해가 진다. 8시 반 정도에 느지막히 일어났는데 막 호수 너머로 동이 트고 있었다.간단하게 짐을 정리하고 3일차 트레킹에 나섰다. 오늘은 프랑스 전망대(Mirador Frances)와 영국 전망대(Mirador Britanico)를 오른 후 파이네 그란데 산장까지 이동하는 여정이다. 그새 해가 다 떠서 호수와 하늘이 맑게 펼쳐진다.어제보다는 날이 흐려서 구름이 조금 낀다. 고도가 조금만 높아져도 이렇게 하얗게 죽어있는 고목들을 자주 볼 수 있다.토레스 델 파이네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침엽수림...

Travel/Overseas 2023.04.29

2023 남미 여행 [Day.16]

23. 4. 25. 화요일 새벽에 서양 형님들이 부시럭대는 소리와 불빛에 깨서 나도 급하게 짐을 정리하고 산행을 준비했다. 사실 야간 산행을 위한 준비는 전혀 안 했지만, 뭐 특별히 어려울 것 있겠냐는 생각에 무턱대고 산행을 시작했다. 아이폰 후레쉬로 길을 더듬어가며 산길을 올라가는데, 어둠 속에서 길을 찾아 나간다는게 생각보다 쉽지는 않았다. 길을 잘못 들어 물 웅덩이에 신발을 푹 담그기도 했다. 한 손에는 등산 스틱 두 자루를 쥐고, 다른 한 손에는 후레쉬를 비추며 힘겹게 산행을 이어갔다. 길을 나서기 전 은하수를 보고 사진으로 남겨두었다.가이드북에서는 분명 토레스 전망대까지 1시간 30분이면 된다고 했는데, 아무리 길을 가도 끝이 보이지가 않았다. 전망대에 오르기까지 결국 2시간이 넘게 걸렸고, 정..

Travel/Overseas 2023.04.29

2023 남미 여행 [Day.15]

23. 4. 24. 월요일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토레스 델 파이네로 떠나는 날!!!! 우선 일어나서 간단한 호텔 조식을 먹고 정성스러운 샤워를 마쳤다. 3박 4일 동안의 산장 생활이 예정되어 있으니 뜨거운 물을 즐길 수 있을 때 마음껏 즐겨놔야지. 트레킹에 불필요한 짐은 따로 빼서 호텔에 보관해두고 침낭과 타월 그리고 옷가지만 챙겼다.가이드북에서 말하길 시내에서 먹을거리를 미리 챙겨가는 게 좋다는 조언이 있어서, 시내의 대형 마트에 들렀다. 여기서 감자튀김과 닭다리 요리, 감자무스와 돼지고기 요리, 그리고 바게트와 초콜릿 과자류를 잔뜩 사서 배낭에 실었다. 가방이 가득 찼지만, 설레임도 그만큼 가득 찼다.나탈레스에는 귀여운 모양의 쓰레기통이 곳곳에 있다고 한다. 나는 하나만 발견했다.어딘가 황량하고 ..

Travel/Overseas 2023.04.29

2023 남미 여행 [Day.14]

23. 4. 23. 일요일 산티아고 공항에서의 밤샘은 체력적으로 정말 쉽지 않았다. 세시까지는 그래도 밀린 여행일지를 정리하고 오랜만에 친구들과 카톡으로 환담을 나누면서 어찌저찌 버틸 수 있었는데,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서 부랴부랴 체크인을 하고 공항 안으로 들어왔다. 아무래도 잠을 자려면 체크인을 하고 난 뒤가 안전할테니 말이다.그 와중에 또 배는 고파서 맥도날드에서 버거 세트를 주문해서 먹었다. 여전히 적응이 안 되는 물가다. 작은 햄버거에 감자튀김 그리고 콜라 세트가 우리나라 돈으로 거의 만원에 육박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패스트푸드 가격이 너무 비싸다고 느끼는데, 칠레는 한 술을 더 뜬다. 벤치에서 자다깨다를 반복하며 비행기를 기다렸는데, 지연이 발생해서 1시간 정도 더 늦어졌다. 탑승권에 기재된 항..

Travel/Overseas 2023.04.29

2023 남미 여행 [Day.13]

23. 4. 22. 토요일 오늘도 6시 반 전에 일찍 기상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또 7시 반 즈음 일찍 출발하는 일정이다. 이제는 일어나면 바로 숙소 앞으로 나가 일출 광경을 카메라에 담는 게 익숙해졌다. 고원은 여전한 장관으로 날 반겨준다.밴이 처음으로 데려다 준 곳은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과 비슷한 풍경을 보이는 곳이었다. 달리의 어떤 작품과 닮았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참고로 달리는 한 번도 볼리비아에 온 적이 없다고 한다. 마음에 잘 와닿지 않는 달리 이야기보다는 비니쿤카를 닮은 화산이 더 내 마음을 이끌었다.우리 일행은 우유니 투어의 마지막 코스인 베르데 호수(Laguna Verde)에 도착했다. 베르데 호수는 선명한 초록색으로 유명한데, 오후가 되어야 제대로 된 초록색을 볼 수 있고 우리..

Travel/Overseas 2023.04.23

2023 남미 여행 [Day.12]

23. 4. 21. 금요일 6시 30분에 아침 식사를 한다고 해서 서둘러 일어났다. 추비카 마을의 숙소는 방이 부족했는데, 뜻하지 않게 스위스 누님과 같은 방에 머물게 되었다. 꽤나 당황스러웠지만, 이런 산간오지에서는 다른 선택의 여지도 없다. 다행히 침대는 두 개였다. 9시 조금 넘어서 잠에 들었는데 꽤나 숙면을 취했다. 9시간을 깨지 않고 푹 잤다.아침 식사를 하기 전 잠을 깰 겸 담배를 한 대 피러 나왔다가 뜻하지 않게 아름다운 우유니의 일출을 보게 되었다. 밤에 꽤나 쌀쌀했지만, 태양이 떠오르고 조금 뒤면 곧 더워질 것이다.7시 반쯤 투어 2일차를 시작했다. 오늘은 소금 사막 지대를 벗어나서 우유니 고원의 다양한 자연 풍광을 즐기는 하루이다. 가는 길에 귀여운 라마 떼를 보기도 했다.잠시 산 후안..

Travel/Overseas 2023.04.23

2023 남미 여행 [Day.11]

23. 4. 20. 목요일 야간 버스를 타고 달려 라파즈에서 우유니로 왔다. 9시에 출발해서 6시에 도착했으니 장장 9시간을 달린 셈이다. 죽음의 도로 자전거 투어가 꽤나 힘이 들었는지 버스에 올라타자마자 몇 분을 버티지 못하고 바로 곯아떨어졌고, 정신을 차리고 보니 벌써 동이 트는 우유니였다.10시 반부터 투어가 시작이니 꽤 많은 시간이 남아있는 셈. 새벽녘부터 호객꾼이 들러붙었는데, 아침 식사를 할 수 있고 와이파이를 제공한다고 해서 바로 따라갔다. 식사는 빵과 커피 그리고 과일 주스로 구성된 단촐한 메뉴였지만, 식사보다 와이파이가 급했다. 와이파이에 접속하고 어제 여행일지를 정리하고 밀린 게임을 하고 밀린 카톡을 읽었다.그 와중에 저번에 쿠스코에서 코파카바나로 넘어갈 때 같은 버스에 탔던 한인 여행..

Travel/Overseas 2023.04.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