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Overseas

2023 남미 여행 [Day.13]

무소의뿔 2023. 4. 23. 12:23

23. 4. 22. 토요일

오늘도 6시 반 전에 일찍 기상했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또 7시 반 즈음 일찍 출발하는 일정이다. 이제는 일어나면 바로 숙소 앞으로 나가 일출 광경을 카메라에 담는 게 익숙해졌다. 고원은 여전한 장관으로 날 반겨준다.

밴이 처음으로 데려다 준 곳은 살바도르 달리의 작품과 비슷한 풍경을 보이는 곳이었다. 달리의 어떤 작품과 닮았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참고로 달리는 한 번도 볼리비아에 온 적이 없다고 한다. 마음에 잘 와닿지 않는 달리 이야기보다는 비니쿤카를 닮은 화산이 더 내 마음을 이끌었다.

우리 일행은 우유니 투어의 마지막 코스인 베르데 호수(Laguna Verde)에 도착했다. 베르데 호수는 선명한 초록색으로 유명한데, 오후가 되어야 제대로 된 초록색을 볼 수 있고 우리가 도착한 아침에는 다소 옅은 초록색이었다. 그래도 충분히 아름다웠다.

이렇게 2박 3일 간의 우유니 투어를 끝마쳤다. 이번 투어의 핵심은 한국인이 없다는 데 있었다. 한국인이 없었기에 더 자유롭게 여행과 풍경에 집중할 수 있었다. 그리고 데이 투어로 끝냈으면 보지 못했을 우유니의 다양한 모습들을 즐길 수 있어서 참 행복한 여행으로 기억될 것이다. 잘 안하는 짓이긴 하지만 돌무덤을 쌓고 소원을 빌어보았다.

칠레 - 볼리비아 국경 사무소에서 출국 절차를 마치고 일행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밴을 타고 칠레의 산 페드로로 향했다. 확실히 칠레가 남아메리카에서는 부유한 국가에 속해서 그런지 잘 포장된 도로가 사막을 뚫고 쭉 뻗어있었다.

산 페드로에서 우선 환전을 하고 요기를 하기 위해 여행자 거리에서 카페를 찾았다. 칠레 물가가 결코 싸지 않게 느껴졌는데, 환율도 나빴고 음식 가격도 상당했다. 하지만 뭐 일단 먹어야 사니까 먹고 본다.

가이드북에서는 여행자 거리에서 칼라마 공항으로 가는 공항 버스를 예매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데,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 아무 가게나 들어가서 구글 번역기를 들이밀었더니, 예약 사이트를 하나 알려주었다. 버스는 아니고 택시였는데, 17,000 페소였다.

하지만 역시 내 여행이 이렇게 쉽게 흘러갈 리가 없다. 거금을 들여 예약한 Travelvip 사이트에서 예약이 잘못되었는지 드라이버가 계속 칼라마 지역으로 표시되었고, 결국 시간이 초과되어 탑승 없이 운행이 종료되었다. 아마 출발지와 도착지를 뒤바꿔서 입력했나 보다.

30분 정도 기다리다가 운행 종료 메시지 창을 보고 마음이 급해져서 바로 택시를 타고 3,000 페소를 지불하고 산 페드로 버스 터미널로 왔다. 다행히 칼라마로 가는 4시 반 버스가 있었고, 사막을 달려 6시에 정확히 칼라마에 도착했다.

버스를 내리자마자 바로 다시 택시를 잡았다. 볼리비아나 페루처럼 택시 요금을 흥정해야 하는 줄 알고 7,000 페소에 칼라마 공항까지 이동하기로 하였다. 하지만 택시를 타고 나니 눈에 딱 들어오는 것은 바로 미터기!!!! 역시 남미의 대장 나라다운 인프라구나!!!! 미터기에 찍힌 요금은 3,100 페소인데 이미 7,000 페소를 주기로 했으니 어쩔 수 없다.

그래도 늦지 않게 칼라마 공항에 도착하였고 체크인을 완료했다. 이제 드디어 한숨을 돌리며 짐을 정리하고 파타고니아 여행 계획을 찬찬히 되짚어볼 수 있다. 칠레 물가가 상당히 비싸다는 걸 체감할 수 있었는데, 아무리 공항이라고 하지만 생수 한 병을 2,000 페소를 받다니!!!! 우리 돈으로 치면 3,000원이 넘는 가격이다. 칠레에서는 페루나 볼리비아에서처럼 흥청망청 써서는 안 되겠다.

칼라마 공항에서 저녁 8시 경 드디어 비행기가 이륙했다. 10시 정도에 칠레의 수도인 산티아고 공항에 도착한다. 환승편이 다소 아쉽긴 한데, 산티아고 공항에서 밤샘을 하고 파타고니아로 넘어간다. 원래 예약했던 비행기 편은 칼라마에서 산티아고로, 산티아고에서 푸에르토 몬트로, 그리고 푸에르토 몬트에서 푼타 아레나스로 가는 여정이었는데, 발권된 표를 확인하니 산티아고에서 푼타 아레나스로 바로 가는 여정으로 변경되어 있었다. 역시 사람이 죽으란 법은 없다. 비행기를 3번 타는 것과 2번 타는 것은 확실히 다르다. 푼타 아레나스에 7시에 도착하니 잘 하면 아침 버스로 푸에르토 나탈레스로 이동할 수도 있겠다 싶었다.

첫 번째 비행은 큰 문제는 없었는데, 감기 기운 때문인지 항공성 중이염 증상이 나타났다. 지금도 한 시간이 넘도록 계속 오른쪽 귀가 먹먹한 증상이 계속되고 있어서 걱정이다. 물론 10시에 산티아고 공항에 도착하고 5시에 다시 비행기를 타야되서 공항에서 밤샘을 해야하는 것도 큰 걱정이다. 일할 때도 몇 번 해본 적 없는 밤샘을 공항에서 해야 한다니!!!!!

'Travel > Overseas'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 남미 여행 [Day.15]  (0) 2023.04.29
2023 남미 여행 [Day.14]  (0) 2023.04.29
2023 남미 여행 [Day.12]  (1) 2023.04.23
2023 남미 여행 [Day.11]  (1) 2023.04.23
2023 남미 여행 [Day.10]  (1) 2023.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