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우연하게 스도쿠를 접하고 한동안 스도쿠를 즐겨 했었다. 일종의 퍼즐 게임인데, 총 81칸이 있다. 가로로 9칸, 세로로 9칸, 정사각형 형태로 되어 있는 빈 칸을 수리적 모순 없이 채워나가는 게임이다. 한 행에는 1부터 9까지의 숫자가 채워져야 하고, 한 열에도 1부터 9까지의 숫자가 채워져야 한다. 81칸은 다시 9칸 정사각형으로 9개로 구획되는데, 이 9칸 정사각형 안에도 1부터 9까지의 숫자가 채워져야 한다.
시작 시점에 이미 81칸 중 일부가 채워져 있다. 그 단서들을 조합해 특정 위치에 특정한 숫자가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조각을 맞춰나가는 게임이다. 그렇게 한 칸씩 채워나가다 보면 어느새 81칸을 모두 채우게 되고 게임이 끝이 난다.
올 가을 바디빌딩 대회를 준비하며 헬스장에서 거의 살다시피 지낼 때, 운동 간의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스도쿠 어플을 다운 받아 다시 시작했다. 일일 도전이라는 퀘스트가 있었는데, 하루에 한 판씩 스도쿠 게임을 하면 출석 체크처럼 별을 채워준다. 그렇게 대회 준비 기간 그리고 대회가 끝난 후에도 두 달 정도는 매일 스도쿠를 플레이했다.
12월이 되니까 열정이 사그라들었다. 스도쿠를 플레이하는 것은 내게 있어 일종의 데일리 루틴이었는데, 뭔가 이걸 내가 왜 하고 있지 싶은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무 생각 없이 반복적으로 수행하는 '루틴'이 사실 뭐 그렇게 숭고하거나 대단한 작업이 아니란 것을 깨달았을 때, 열정과 흥미는 짜게 식는다. 이제는 스도쿠를 더 이상 플레이하지 않는다. 생각난 김에 지금 어플을 아예 지워버렸다.
스도쿠 말고도 내가 꽤 오랫동안 플레이해 온 모바일 게임이 있는데, '신삼국지모바일'이다. 요새는 이 게임마저도 별 감흥이 없다. 예전에는 캐릭터를 어떻게 육성할 것인지 엑셀로 정리까지 해가면서 열성적으로 게임을 했었는데, 이제는 별 재미가 없다. 그동안 들인 돈이 아까워서 꾸역꾸역하고 있는 느낌이랄까? 요새도 매일 3천원씩 일일충전을 하기는 하는데, 신년이 되면 충전을 멈춰야겠다. 돈 아깝구로~
루틴이 무너진 자리에 새로운 루틴을 세우려고 고민을 하고 있다. 이제 며칠 뒤면 진짜 2023년인데, 새해에는 더 밝고 에너제틱한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하려면 어떤 루틴을 짜야할지, 진지하게 치열하게 고민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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