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 자문을 위주로 프랙티스를 해 온 내게 있어서, 현 직장에서의 다양한 송무 경험은 소송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물론 내가 소송대리인이나 변호인으로 직접 법정에 서는 것은 아니지만, 재판정에서 공방이 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꽤나 흥미로웠다. 영월 재판은 처음에는 꽤나 당혹스러웠다. 수사의 마지막 단계에 계류 중인 사건을 인수인계 받았고, 기어이 내가 관리하는 동안 공소제기가 이루어졌다. 법인이 형사피고인이 되어버려 법인 대리인으로 출석이 필요했는데, 그 대리인이 내가 될 줄은 몰랐다. 어찌저찌 회사 내부 의사결정을 거쳐 내가 대리인이 되었고, 생애 처음으로 피고인석에 앉았다. 피고인이 되면 무슨 기분일까. 나는 비록 피고인석에 앉긴 했지만 피고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별다른 절실함은 없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