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바쁜 한 해를 보내면서, 등산을 제대로 하지 못 했다. 한국의 100대 명산 등정은 잊혀진 목표가 되었다. 2024년에는 주말에 틈틈이 등산을 다니면서 산들을 조금씩 다시 올라보고자 한다. 그 시작으로는 남양주의 천마산을 골랐다. 강변북로를 타고 가니 생각보다 강남에서 멀지 않았다. 일요일 오전에 출발하니 교통량도 거의 없어서, 30분만에 천마산 초입에 도착하였다.
11시 반이고 아침을 안 먹었으니, 천마산 초입의 일호갈비탕으로 산행을 시작해 본다. 사실 인터넷에서 퀵하게 맛집을 찾아보고 일호갈비탕 좌표를 찍고 온 것. 17,000원이지만 갈비가 3대나 들어가고 고기 양이 매우 푸짐한 것이, 맛과 양이 모두 매우 훌륭했다. 든든하게 요기를 하고 본격적으로 산행을 나서본다.
도시에서 멀지 않아 시민들이 자주 찾는 산이라 그런지, 산행로 입구가 잘 정비되어 있다. 어제 서울에 눈이 왔는데, 음달에는 여전히 꽤 눈이 쌓여 있어서 오르내릴 때 조금 미끄러웠다. 아이젠이 없기도 하거니와, 아이젠을 구비할 생각 자체를 못 하고 그저 터덜터덜 생수만 챙겨서 왔다가 눈 때문에 꽤나 고생을 했다.
나는 가장 대중적인 관리소 루트를 택했다. 천마산관리소 입구에서 정상까지는 약 2.9km 거리이고, 천마산 정상의 해발고도는 812m이다. 천마산관리소부터 약 초입에서 약 500m 정도 구간은 길이 잘 정비되어 있는데, 공중화장실 두 개를 지나치고 나면 더 이상 공중화장실은 없다. 그리고 겨울이라 동파 방지를 위해 화장실 출입을 폐쇄한 상태였다.
무슨 다리인지는 모르겠지만 철교가 하나 있다. 그런데 어차피 이 철교를 지나지 않아도 계곡 양쪽으로 모두 통행이 가능하다.
조금 오르니 남양주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보인다. 날이 맑아서 멀리 잠실의 롯데타워와 남산타워까지 보인다. 산과 산 사이의 너른 골짜기에 아파트들이 빼곡히 들어선 모습이 인상적이다.
정상으로 갈 수록 눈이 꽤 많이 쌓여 있다. 볕이 잘 드는 쪽은 눈이 녹아 약간 질퍽거렸다. 볕이 잘 안 드는 쪽은 사람들의 발길이 닿으면서 얼음처럼 되어서 조금 미끄러웠다.
산행 약 한시간 반만에 천마산 정상에 도달했다. 감악산처럼 넓은 정상이 펼쳐지지는 않았지만, 여러 사람이 잠시 머물기에는 넉넉한 공간이었다. 남양주 시내가 맑게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손을 뻗으면 하늘에 닿을 것 같다 하여 천마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한다. 서울 동부가 한 눈에 들여다 보이는 게 참 매력적이었다. 고대의 장수라고 스스로 상상해 본다. 천마산 정상에 올라 송파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인다. 병사를 이끌고 진격하는 모습을 상상해 본다.
거의 1년만의 산행이라 하산할 때 보니 다리가 후들거린다. 역시 산도 꾸준히 타줘야 한다. 좌우로 넓게 퍼쳐 멋드러진 소나무를 기록해 본다.
꽤나 거대한 돌무지가 두 덩이나 있다. 사람들이 하나하나 올려서 쌓은 것일까? 한 사람의 작품이라기에는 품이 너무 많이 들 것 같고, 여러 사람의 협작이라고 하기엔 안 무너지고 쌓아올려진 것이 신기하다. 돌무지를 뒤로 하고 약 3시간의 산행을 마무리한다. 올 한 해 여러 산들을 하나씩 다녀와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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