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마지막 주말, 부산으로 짧게 여행을 다녀왔다. 부산을 가면 매번 광안리와 해운대만 보고 왔었지만, 이번 여행은 금정산 등정에 주된 목적이 있었다. 범어사 뒷길로 해서 고당봉으로 오르는 최단 루트를 선택했다. 볕이 잘 드는 따스한 토요일 오후였다.
코스는 평이한 편이다. 흙길로 되어 있어서 산행이 크게 어렵지 않았다.
침엽수가 많은 산은 아니라서 아직 헐벗은 나무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가지 끝이 몽글몽글하게 솟은 나무들도 꽤 있었는데, 성큼 다가온 봄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나 보다.
오르는 길이 두 가지 코스가 있었는데, 한 코스에는 출입을 금하는 취지의 테이프가 쳐져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냥 그 길로 다니길래 나도 아무 생각 없이 그 길로 들어섰다가 충격과 공포에 빠졌다. 땅이 봄 기운에 녹아서 뻘밭이 되어 있던 것...!!!!! 이미 꽤 오른 후에 펼쳐진 뻘밭이라 도로 내려갈 수도 없고, 난감한 상황이었다.
새로 도로를 깔기 전에 땅을 갈아엎어 놓은 걸까?? 아무튼 이 진창길을 오르느라 신발이 너무 더러워졌다. 나는 그래도 다행히 검은 색 운동화였는데, 같이 간 친구는 흰 운동화라서 타격이 좀 컸다.
깊은 음달에는 얼음이 얼어있다. 부산에는 눈이 오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저건 눈의 잔해일까 아니면 계곡물이 겨우내 얼었던 걸까?
70% 쯤 올랐을 때 바라다 본 하늘. 꽤나 맑은 것이 기분이 참 좋아지게 한다. 햇살마저 따듯해서 봄이 코 앞으로 찾아왔음을 실감할 수 있었다.
저 봉우리가 바로 고당봉이다. 고당봉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길이 흙길로 평탄하지만, 저기 즈음부터는 바위 틈을 헤집고 올라가는 길이라 조금은 가파르다.
서울 근처에서는 거의 볼 일이 없었던 송전탑이 산 중턱에 떡하니 버티고 서 있다.
뒤편의 고당봉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 컷 남겨보았다.
고당봉 정상에 올라서 바라본 양산 시내. 사실 양산인지 정확히 모르겠다.
저기 흐르는 강이 바로 낙동강이라고 한다. 작년 가을 낙동강 자전거길을 종주했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새삼 그 먼 길을 어떻게 자전거로 헤쳐왔는지 나 스스로가 놀랍다.
산성을 따라 오르는 코스로, 범어사 코스보다 거리가 조금 더 길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저 길로 한번 산을 올라봐야겠다. 오늘은 차를 가져와서 다시 범어사 쪽으로 내려가야만 한다.
저 멀리 부산 시내가 보인다. 해운대 아이파크인듯 하다. 날이 흐려서 시야가 맑지는 않다.
기념으로 방위석도 찍어보았다.
넓고 길게 뻗어 있는 낙동강. 강을 따라 끝까지 가면 을숙도가 나온다.
고당봉에 터 잡고 있는 들고양이. 요염한 자태가 호젓하다.
기념으로 찍은 셀카. 세상 참 해맑다.
어려운 산이 아니었지만, 멀리 부산에서 처음으로 오른 산이라는 데 의의가 있다. 비석을 끼고 기념 사진을 한 장 남겨보았다. 벌써 6번째 산을 올랐구나. 앞으로 또 세월 따라 여러 산들을 계속 올라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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