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정을 맞아 엄마와 아빠와 함께 외식을 하고 동네 영화관에서 함께 영화를 봤다.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본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거의 몇 십년만인 것 같다. 설 연휴인데 극장가에 딱히 이렇다 할 화제작이 없고 다 소소한 작품들이라, 그 중에 같이 함께 볼 만한 '영웅'을 골랐다.
유튜브나 인스타에 광고를 엄청 하고 있는지, 그 나문희가 부르는 노래 짤을 진짜 수십 번 본 것 같다. "내 아들 나의 사랑하는 도마야" 딱 한 소절만으로 눈물샘 준비운동 완료하는 짤인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그 장면이 특히 하이라이트였다. 나머지는 뭐랄까, 흠, 그닥 엄청 대단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뮤지컬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뮤지컬 영화를 즐겨 보지도 않는데, 뮤지컬 영화를 이렇게 보고나니 보통의 영화와는 다른 포인트들이 관람을 생소하게 만들었다. 연기 톤 자체도 영화적이라기보다는 연극적인 느낌이 강했는데, 뮤지컬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스크린으로도 한 번 볼 만할 듯 싶다.
정성화가 연기를 참 잘한다는 이야기는 많이 들었는데, 제대로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뮤지컬에서 왜 잘나가는지 어렴풋이 알 것 같은 연기력이었다. 다만 안중근의 주변 인물들의 연기는 다소 의문이었는데, 무거운 주제의식에 비해 조금 연기 톤이 가벼운 느낌이다. 다소 산만했다.
김훈의 하얼빈을 읽고 영화를 봐서 그런지, 극적 연출과 서사를 위한 장치들이 다소 거슬렸다. 하얼빈이 그려내는 안중근과 영화 영웅이 그려내는 안중근은 사뭇 다르다. 무엇이 더 본질에 가까울까 고민해 봤다. 하얼빈의 안중근이 조금 더 실제와 닮아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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