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 오면 꼭 들리는 전복 요리집이 있다. 바로 명진전복이다. 벌써 네 번 정도 방문을 했다. 2018년, 2019년, 2020년 그리고 2022년. 언제 와도 후회가 없는 맛집이다. 그러고 보니 제주도를 꽤 참 자주 드나들었구나.
전복 요리집 답게 전복만 판다. 구이로 팔거나 회로 팔거나 죽으로 팔거나 밥으로 팔거나. 마치 2 X 2 행렬을 연상시키는 이 간결한 메뉴 구성이 아주 마음에 든다. 가격도 2018년 가격에서 조금도 변한 게 없다. 소비자물가가 많이 올랐는데도 말이다. 2018년에는 꽤 비싸다는 인상이었는데, 2022년에도 같은 가격이니 오히려 혜자스럽게 느껴진다.
우리는 전복돌솥밥 3개를 시켰다. 기본 찬 구성은 정갈하다. 특별히 과한 찬은 없고 가정식 반찬이 나온다. 톳 무침 정도가 눈여겨볼만 하다.
고등어 한 마리를 구워내오는데, 이게 또 요물이다. 짭조름한 것이 밥도둑이 따로 없다. 살도 토실토실해서 먹을 것도 많은 편이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전복돌솥밥이다. 전복을 얇게 썰어 밥 위에 올리고, 밥은 전복 내장을 이용해 갖은 야채와 함께 솥에 쪄내온다. 전복의 뽀얀 자태가 참 영롱하다.
이렇게 공기에 돌솥밥을 덜어내고, 돌솥에는 뜨거운 물을 부어 숭늉을 만들어 먹으면 된다. 밥의 맛은 정말 환상적이다. 탄수화물 기반의 식사를 내가 특별히 기억한다는 것은 정말 맛있다는 뜻이다. 밥의 찰기나 식감, 재료 간의 조화, 맛 뭐 하나 빠지지 않는다. 정말 훌륭하다. 네 번째 먹지만, 매번 만족한다.
싱싱한 전복은 이 돌솥밥의 화룡점정이다. 탱글탱글한 식감이 정말 일품이다. 돌솥밥에는 전복이 한 마리밖에 안 들어가지만, 그만큼 좋은 전복을 쓴다.
돌솥에 뜨거운 물을 부어 숭늉을 만들어 먹는데, 이 숭늉이 또 물건이다. 돌솥밥보다 오히려 더 낫다. 짭잘하면서도 구수하고 또 전복향이 퍼져오는게 정말 감칠맛이 돈다. 15,000원으로 이렇게 행복하게 식사할 수 있다는 것은 축복이다. 5번째 방문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맛과 가격을 종합했을 때 당당하게 별 5개를 줄 수 있는 그런 맛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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