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ning/Jeju

제주공항 근처 무난한 고사리육개장 - 삼도해장국 (★★★☆☆)

무소의뿔 2022. 11. 3. 17:17

부모님과 함께 한 4박 5일 간의 제주 여행의 첫 시작은 너무나도 유명한 제주 시내의 고사리육개장 맛집 '우진해장국'에서 시작하고 싶었다. 비행기에서 내려 렌트카를 인수하고 우진해장국 앞으로 왔을 때가 오전 9시 반. 이미 대기가 199명이나 있었다. 맛집 웨이팅이라는 개념이 아예 없는 부모님 때문이 아니더라도, 대기 200번은 too harsh... 우진해장국을 접고 다시 차량으로 이동하려던 때에 길거리에 앉아 계시던 할아버지가 조금만 올라가면 삼도해장국 있다고, 우진해장국이랑 맛 똑같다고 말씀하셔서 거기로 갔다.

동네 이름이 삼도동이어서 삼도 해장국인가보다. 엄마와 나는 고사리육개장을, 아빠는 몸국을 주문했다.

메뉴판만 보면 찐맛집이다. 아침 시간인데도 제법 손님들이 있다. 물론 우진해장국처럼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는 당연히 아니다.

단촐한 기본 찬 구성. 깍두기는 덜 익어서 내 스타일이 아니었지만, 양파절임은 입에 맞았다.

먼저 아빠가 시킨 몸국. '몸'은 표준어로는 '모자반'이라고 하는데, 해조류의 일종이라고 한다. 제주에서 많이 채취된다고 한다. 약간 비쥬얼만 보면 시래기국 같은 느낌이다. 몸국은 내가 따로 먹지는 않아서 맛을 리뷰할 순 없다ㅠㅠ

내가 시킨 고사리육개장. 육개장을 원래 좋아하진 않는 편인데, 하도 고사리육개장, 고사리육개장 하고 말들을 많이 하길래 이 참에 처음 먹어봤다. 국물이 서울과 다르게 끈적끈적하고 농도가 짙은 것이 약간 살짝 묽은 탕수육 소스 같은 느낌이었다. 메밀가루를 풀어서 꾸덕꾸덕해진 것이라고 한다. 국이라기보다는 스프에 가까운 느낌.

고기와 고사리를 잘게 찢어서 내오는데, 국물의 식감이 독특해서 먹는 재미가 있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육개장과는 완전히 다른 음식이라고 보면 된다. 특별하게 엄청난 맛은 없었지만, 처음 먹어보는 음식이라서 기억에 남는다. 정갈하고 소박하게 간단하게 한끼 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