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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42

대도시의 사랑법

오랜만에 극장을 찾아 영화를 봤는데 완전히 낚였다. 티저만 보고 청춘 남녀의 사랑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퀴어 영화였다. 집에 돌아와 찾아보니 동명의 퀴어 원작 소설이 있었구나... 아, 그래도 이건 좀 너무 기망하는 것 아닌가? 퀴어 이야기라는 암시를 조금도 하지 않은 티저에 완전히 낚여버렸다. 퀴어 문화나 예술에 편견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건 좀 너무 했다 이 말이다. 이건 뭐 당근마켓에서 아이폰을 샀는데 벽돌이 온 격 아닌가?그리고 일단 영화가 너무 산만했다. 청춘의 자유분방함이 아닌 방종을 미화하는 듯한 서사도 그닥 마음에 들지 않는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고 젊음은 공짜가 아니다. 무슨 놈의 대학생이 그것도 스무 살이 매일 밤마다 이태원 클럽을 쏘다니며 술에 쩔어 사는지, 그리고 그 삶..

Cinema 2024.10.15

비공식작전

주말에 킬링 타임으로 넷플릭스로 본 영화. 감독들의 전작에 비해 다소 스토리가 아쉬운 편. 전반적으로 모든 것이 애매하다. 스토리라인도 애매, 극의 클라이맥스도 애매, 스펙타클도 애매... 여자 주인공 없이 남자들로만 스토리를 이끌어가려면 좀 더 강한 스펙타클이 필요했었다는 게 개인적인 생각이다. 전투능력이 없는 주인공들이 주변에서 벌어지는 소용돌이에 휘말리는 드라마라면, 그 소용돌이가 조금 더 치밀하고 극적이고 개연성이 있었다면 더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주지훈은 세월을 빗겨가나 보다. 영화에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주지훈의 스타일이나 코디였다. 무더운 중동의 사막인데도 가죽 자켓을 고집하는 곤조 있는 캐릭터가 마음에 든다. 다만, 하정우나 주지훈이나 기존의 연기 색깔을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는..

Cinema 2024.07.22

댓글부대

장마철이라 밖에서 러닝을 할 수가 없어서 최근 2번은 헬스장 트레드밀에서 러닝을 했다. 절반씩 나눠서 영화 댓글부대를 봤다. 음, 영화는 뭐 킬링 타임 용으로 나쁘지는 않았다. 걸작이라고 하기는 어렵고, 망작이라고 하기도 어려운, 무난한 영화다. 극의 클라이막스가 다소 밋밋하다는 점은 아쉬웠다. 반전이 나오는 타이밍이 일단 너무 늦었고, 반전 이후에 영화적인 에너지가 기대만큼 터져 나오지도 않았다.손석구의 연기는 훌륭했다. 나머지 댓글부대 3인방의 연기도 나쁘지는 않았지만, 극에서의 역할이 다소 어정쩡했다. 넷플릭스로 보길 잘 했다!

Cinema 2024.07.18

인사이드 아웃 2

퇴근하는 친구를 꼬셔서 인사이드 아웃 2를 보고 왔다. 영화를 내리기 전에 그래도 극장에서 보고 싶었다. 2015년에 개봉한 전작도 영화관에서 봤었다. 9년의 시간, 시간보다는 세월이라는 표현이 맞을지 모르겠다.인사이드 아웃은 가히 충격적인 애니메이션이었다. 사람의 마음에 깃들어 있는 감정을 의인화하고 주인공의 성장 서사에 맞춰 극이 전개되는 구성이란 어떤 면에서는 상당히 진부한 스토리텔링일 수도 있겠지만, 이를 픽사의 멋진 그래픽으로 시각화해낸 점이 참 인상 깊었다. 빙봉이 사라지는 그 장면의 애달픔이란, 뭇 성인들의 눈물샘을 많이도 자극했었다.인사이드 아웃 2는 전작보다는 몰입도가 떨어지지만, 사춘기를 겪고 있는 청소년들이 보면 아주 깊은 공감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음이 온전히 늙어버..

Cinema 2024.07.16

탈주

오랜만에 영화를 보았다. 최근 몇 년간 가장 핫한 연기를 보여줬던 구교환의 연기가 궁금하기도 해서,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았다. DP에서 장난기 많은 군인 역을 소화했던 구교환보다는 반도의 구교환 느낌에 가까웠다. 물론 조금 더 정제된 연기 톤이었다. 은은한 광기를 눈빛으로 표현하는데 있어서는 구교환을 따라올 자가 없을 듯하다.이제훈 배우의 눈빛에서는 강렬한 힘이 느껴진다. 장꾸 같은 연기라면 이제훈도 딱히 구교환에게 밀리지는 않지만, 이제훈의 가장 좋은 점은 눈빛만으로 선과 악 그리고 혼란을 모두 표현해낼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번에는 폐쇄된 사회를 떠나 자유를 찾아 탈주해야만 하는 강렬한 생의 의지를 너무나도 잘 그려내주었다.배우들의 연기에 비해 아쉬운 부분은 개연성과 스토리텔링이 아니었을까. 주인공들..

Cinema 2024.07.08

퓨리오사 - 매드 맥스 사가

전작을 재밌게 봐서 기대를 안고 본 영화. 스토리 자체는 참신할 것이 없었지만, 매드맥스 세계관을 잘 풀어낸 듯하다. 전편의 프리퀄 영화로 퓨리오사가 어떠한 과정을 거쳐 성장해 왔는지를 그려낸다. 앤야 테일러 조이의 연기는 훌륭했다. 퀸즈 갬빗 때부터 눈여겨 보아 온 배우인데, 그녀의 독특한 외모만큼이나 연기력도 훌륭했다. 크리스 햄스위스의 악역도 즐거웠다. 토르의 이미지를 완전히 벗어던지고, 마치 서부의 무법자 같은 분위기를 풍겨내는 디멘투스를 연기했다.전작에 비해 액션의 규모는 다소 줄어들었으나 여전히 화려하다. 문명 붕괴 이후의 전쟁에 대한 상상력을 잘 구현했다. 그런 점에서 액션의 참신성을 높이 살 만하다. 전반적으로 표값이 아깝지 않았던 영화이다.

Cinema 2024.06.02

1947 보스톤

부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는 버스에서 감상한 영화. 임시완, 하정우, 배성우 주연의 '1947 보스톤'. 영화는 그저 그랬는데, 우선 철이 지나도 한참 지난 애국 마케팅이 별로 공감되지 않았다. 개봉 시기를 조금 조절했더라면 더 흥행할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손기정을 연기한 하정우의 연기가 다소 아쉬웠는데, 손기정이 보이지 않고 하정우만 보였다. 기존 하정우 연기 틀을 벗어나지 않은 탓에, 손기정이라는 인물에 몰입하기가 어려웠다. 배성우와 임시완의 연기도 특별할 것은 없었는데, 둘 다 기존의 연기에서 새로울 것이 없었다.시퀀스의 연결도 다소 매끄럽지 않은 느낌이었다. 감정을 불러일으키기에는 다소 부족했다. 신파를 최대한 자제하려는 감독의 배려는 돋보였으나, 그래서였을까 웅장하거나 비장한 느낌이 들지..

Cinema 2024.05.07

500일의 썸머

오랜만에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보았다. 이제는 고전(?)이라고 불러야 될 법한 2009년 작품이다. 인셉션에서 열연을 펼쳤던 조셉 고든 래빗의 찌질남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여주인공 썸머 역을 맡은 조이 데이셔넬은 익숙한 얼굴은 아니었는지만,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준다. 톰과 썸머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헤어지는 과정을 그린 영화이다.사랑, 참 어렵다. 톰은 썸머에게 강렬한 이끌림을 느끼고 썸머를 운명의 상대라고 생각한다. 톰의 입장에서는 썸머와 운명적인 사랑에 빠진 것. 하지만, 썸머의 감정은 그보다는 다소 부족하다. 톰에게 호감을 느끼고 데이트를 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지만, 관계를 명확히 정의내리고 싶어하지 않고, 그냥 지금의 즐거운 순간을 즐기고 싶어한다.톰은 썸머와의 결혼을 꿈꾸지만 썸머는 ..

Cinema 2024.05.07

더 퍼스트 슬램덩크

주변에서 추천이 많이 들어와서 주말에 킬링 타임할 겸 영화관을 찾았다. 슬램덩크 만화를 안 본 남자가 과연 있을까? 피끓는 청춘의 넘쳐흐르는 혈기와 도전, 꿈 그리고 좌절과 인내를 잘 녹여낸 스포츠 성장 드라마를 보고 전율을 느끼지 않은 사내가 있을까 싶다. 나는 10대 때는 만화책에 큰 흥미가 없었지만, 20대 초반에 슬램덩크를 정주행한 적이 있다. 더 퍼스트 슬랭덩크를 보며 그때의 감동과 전율을 다시 느낄 수 있었다. 극의 배경에 익숙치 않은 관객들을 위해 송태섭의 성장 배경 설명이 필요했지만, 나는 가족사를 설명하는 장면에서는 집중하지 못했다. 슬램덩크 세계관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그건 과잉된 의미의 전달일 뿐이다. 산왕공고와의 승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하다. 북산의 마지막 도전이자 넘을 수 없는 ..

Cinema 2023.01.28

영웅 후기

구정을 맞아 엄마와 아빠와 함께 외식을 하고 동네 영화관에서 함께 영화를 봤다. 가족과 함께 영화를 본 건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거의 몇 십년만인 것 같다. 설 연휴인데 극장가에 딱히 이렇다 할 화제작이 없고 다 소소한 작품들이라, 그 중에 같이 함께 볼 만한 '영웅'을 골랐다. 유튜브나 인스타에 광고를 엄청 하고 있는지, 그 나문희가 부르는 노래 짤을 진짜 수십 번 본 것 같다. "내 아들 나의 사랑하는 도마야" 딱 한 소절만으로 눈물샘 준비운동 완료하는 짤인데, 영화를 다 보고 나니 그 장면이 특히 하이라이트였다. 나머지는 뭐랄까, 흠, 그닥 엄청 대단하다는 느낌은 없었다. 뮤지컬을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뮤지컬 영화를 즐겨 보지도 않는데, 뮤지컬 영화를 이렇게 보고나니 보통의 영화와는 다른 포인..

Cinema 2023.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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