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범죄도시2 관람 후기

무소의뿔 2022. 5. 26. 10:52

닥터스트레인지 이후 3주만에 극장을 찾았다. 범죄도시 전편을 아주 재밌게 본 기억이 있어서, 범죄도시2 개봉 소식에 기대감이 컸는데, 역시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는 즐거운 경험이었다.

스토리 자체는 범죄도시 특유의 단순성을 보이지만, 군더더기 없고 괜한 신파 없이 통쾌한 액션으로 정면 승부하는 맛이 참 깔끔하다. 한국 영화 역사상 이런 캐릭터가 있었을까. 악보다 강한 선, 극중 압도적이고 절대적인 피지컬과 위압감으로 무장한 마석도 형사는 정말 전무후무한 캐릭터라고 평하지 않을 수 없다.

인물의 입체성, 서사의 유려함을 완전히 버리고서도 이렇게까지 극의 몰입감을 높일 수 있는 이유는 캐릭터가 갖는 매력이 8할 이상이라고 본다. 마동석만큼이나 영화에서 강렬한 포스를 선보였던 손석구의 연기도 극찬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범죄도시2의 강해상은 전편의 장첸과는 조금 결이 다른 느낌의 악역인데, 뭐랄까 조금 더 사이코패스적인 면모와 함께 살인귀의 모습으로 다가온다. 장첸이 그래도 무리를 이끌고 조직의 우두머리로서의 최소한의 인간적 면모가 있었다면, 강해상은 정말 날 것 그대로의 미친 살인마 그 자체이다.

전편을 의식한 유머가 다소 산만하게 삽입되어 있고 극의 전개에 딱히 불필요한 장면들도 몇 군데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극의 몰입감은 훌륭한 편이다. 약 2시간에 달하는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시계를 한 번도 확인하지 않았음이 이를 방증한다. 장이수(박지환 분)의 등장이 극의 중후반부에 이루어지는데, 짧은 분량에도 불구 극의 전반적 유머 수준을 확연히 끌어올렸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마지막 버스에서의 격투 씬이다. 당연히 화려한 합은 아니지만, 압도적인 힘으로 시각적 통쾌함이 극에 달한다. 탈출구 없는 좁은 공간에서의 격투라 시각적 효과가 배가되는 점도 있었지만, 핵심은 뭐니뭐니 해도 '거악을 잡는 그보다 더 강한 선'이 주는 구도상의 통쾌함이 크다. 버스 씬은 정말 두고두고 봐도 회자될 명장면이 아닐까 싶다.

여름을 앞두고 날이 슬슬 더워지는데, 간만에 통쾌한 액션영화 한 편을 잘 보고 와서 기분이 매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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