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아주 재밌게 봤던 드라마의 원작 소설.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말 잘 만들었던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생각이 강하다. 그때의 그 느낌도 곱씹을 겸, 드라마와 소설은 어떻게 다를까 궁금하기도 해서, 4월 완독 목표 도서로 정했고, 오늘 마침 비 내리는 주말을 맞이하여 남은 챕터들을 모조리 독파했다.
드라마만큼 극적이지는 않지만, 소설 특유의 섬세한 감정 묘사가 인상 깊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이미 드라마를 다 본 후였음에도 드라마 속 등장인물들의 얼굴을 상상하지 않고 소설 그 자체의 흐름에 따라 자유롭게 인물들을 상상해 그려가며 이야기를 읽어내려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만큼 몰입감이 상당했다.
드라마와의 가장 큰 차이라 하면 역시 얼마나 더 현실적인지의 차이일 듯하다. 소설 속 상수, 수영, 종현, 미경은 드라마 속 그들보다 더 깊게 현실에 발 묶여 있다. 그래서 더 아름답고, 더 추하고, 더 슬프고, 더 애틋했다. 현실적인 조건과 사랑하는 마음, 그 괴리와 간극이 빚어내는 절망과 환희 그리고 인연의 엇갈림. 비 오는 주말 텁텁한 뒷맛을 남기는 웰메이드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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