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2024년을 돌아보며

무소의뿔 2024. 12. 30. 23:54

어느새 2024년이 이제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 정말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이 모든 일들이 한 해 동안 일어났다는 게 실감이 되지 않을 만큼, 정말 많은 사건과 부침이 있었다. 커리어에서도, 인간관계에서도, 건강 면에서도 정말 요동치는 한 해였다. 그 많은 일들을 겪고 나서도 지금 2024년을 마무리하는 순간에 나름의 평온을 되찾았다는 게 놀랍도록 감사하다.

요새는 건강이 많이 좋아져서 가벼운 운동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다. 정형외과 교수의 조언을 받아들여, 당분간은 헬스는 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도 일주일에 네다섯 번 정도 러닝을 할 수는 있다. 한 번 달릴 때마다 100m씩 더 달리면서 전체 러닝 거리를 늘려가고 있다. 겨울이라 밖이 꽤나 추워서 몸을 빠르게 따듯하게 데우려고 생각보다 꽤 빠르게 뛰고 있다. 다치기 전에는 최대 9km 정도까지는 쉬지 않고 뛰었던 것 같은데, 아직 2km 정도를 뛰는 수준이지만 속도는 그때보다 더 빠르다. 마지막으로 러닝을 할 때는 너무 더워서 숨 쉬기가 고통스러웠던 걸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코로 깊이 숨을 들이마실 때 한기를 새삼 느낀다.

새해부터는 다시 골프를 배울 계획이다. 집 앞 새로 생긴 골프연습장에서 레슨도 받고 연습 스윙도 할 예정이다. 헬스를 하는 게 오히려 골프에 방해가 된다고 하는데, 강제로(?) 헬스를 못하게 되었으니 골프에서 나름 발전이 있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 봄에는 라운딩을 나가볼까 싶다. 반 년을 채를 놓고 있었어서 복귀가 조금 두렵기도 하지만, 또 금세 적응할 거라 믿는다.

날이 좀 풀리면 다시 트레킹도 다닐 예정이다. 산도 틈틈이 오르고, 섬도 조금씩 돌아봐야지. 우선은 가장 먼저 나를 새로 태어나게 한 그 섬, 승봉도를 가 볼 예정이다. 그 바위를 다시 마주할 때 무슨 기분이 들까? 그건 정말이지 나도 몹시 궁금하다.

12월에는 차를 새로 구매했다. 이제 다시 돌아다닐 만해졌으니 차가 필요해졌다. 아우디 A6를 중고로 구매했다. 신차를 사려다가 얼결에 근처 중고차 단지에서 인증 중고를 구매했다. 꽤나 잘 구매했다는 생각이 든다. 출력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 차가 정숙해서 좋다. 뚜껑을 무작정 열기에는 이제 적지 않은 나이다. 이번에 산 차는 10년은 타야 수지타산이 맞겠지. 장기적인 안목으로 인생을 꾸려나갈 필요가 있는 때다.

올 한 해를 돌아보면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올 초에 회사가 어수선해지면서 몇 달을 재택근무를 했던 일, 그 덕분에 자취하는 동네 근처의 카페를 죄 돌면서 일을 했던 경험, 4월에 오사카를 다녀온 일, 6월에 제주도와 동유럽을 다녀온 일, 8월에 추락사고를 겪은 일, 10월에 다시 본가로 돌아온 일까지. 이 모든 일들을 어찌저찌 헤쳐온 내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다. 때로는 참 슬프고, 때로는 외롭고, 때로는 눈물겨웠었는데, 잘 버텨왔다. 잘 헤쳐왔다.

2025년에도 내게는 많은 일들이 일어나겠지. 한 살 더 먹은 만큼 더 성숙한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인생은 언제나 어렵고, 길은 또렷이 보이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걸음을 더 나아갈 뿐이다. 그것만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다. 2025년에는 오른쪽 쇄골의 철심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고 난 후부터 다시 헬스를 시작해야겠다. 박사학위에 도전해 볼까도 고민 중이다. 독서도 꾸준히 해야지. 피아노도 더 열심히 치고. 건강하고 알이 꽉 찬 그런 한 해가 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정진하고 노력해야겠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과 안전. 다치지 말고 아프지 말고 행복하게 웃는 한 해가 되면 좋겠다. 그걸 위해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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