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에 오픈되었길래 한 번 보았다. 지하철을 타고 이동하면서 틈틈이 봤는데, 영 별로 재미가 없다. 강철비1은 그래도 몰입감 있게 봤는데, 강철비2는 전작에 비하면 졸작에 가깝다.
강철비1에서 곽도원이 남한 측 인물, 정우성이 북한 측 요원이었다면, 강철비2에서는 정우성이 남한 대통령, 곽도원이 북한 호위총국 인물이라는 설정만 독특했다. 곽도원의 북한 사투리 연기는 어색했고, 연기 톤도 전반적으로 과하다고 느껴졌다. 정우성의 연기는 설득력이 부족했고, 무기력했다. 유연석은 북한 최고 권력자를 연기하였는데, 존재감이 너무 미약했다.
잠수함이라는 밀폐된 공간을 배경으로 하기 때문에, 인물 간의 갈등 구도가 보다 명징하게 드러났어야 했다. 남북한 그리고 미국 정상 셋 간의 갈등 관계에는 되도 않는 유머 코드를 버무려서 그 맛을 전혀 살리지 못했고, 잠수함 내 다른 인물들 간의 갈등 구도도 애매했다. 곽도원의 동생으로 백두호의 함장 역을 맡은 류수영의 존재 의의도 애매했다.
그리고 무엇보다 말도 안 되는 음모론에 기반한 전반적인 시나리오. 시나리오 자체가 문제다. 곽도원이 북중 동맹에 거의 미쳐 있는 수준으로 나오는데, 개연성이 너무 부족하다. 아무리 국가 간 관계가 자국의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을 거듭하는 관계라고 하더라도, 북한이 일본에 핵을 쏘려고 하고, 미국은 일본 잠수함을 일부러 격침시켜 중국과 일본 간의 전쟁을 유도하려 한다는 것은 너무 과도한 설정이다.
거기에 시원하게 한 사발 크게 말아내온 국뽕은 정말 영화의 화룡점정이다. 영화 그 자체만으로는 정말 졸작이라고 평하고 싶다. 한 가지 볼만 했던 것은 어뢰를 기초로 한 잠수함 간의 전투씬 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