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사 팀 야유회로 영화를 봤다. 부장은 블랙펜서를 보고 싶어했는데, 블랙펜서는 무려 러닝타임이 3시간이라서 회사 사람들과 3시간을 함께 할 수는 없다는 것이 팀의 중론이었다. 갖은 회의와 작전 끝에 '자백'으로 영화를 통일하는데 성공, 그렇게 자백을 보러갔다.
큰 기대를 안 하고 영화관에 입장했는데, 의외로 스토리는 탄탄했다. 알고보니 스페인 영화 원작이라고 한다. 어쩐지 플롯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했다.
제목만 보고 법정물이 아닐까 했는데, 범죄 서스펜스에 가깝다. 변호사와 형사피의자가 등장하긴 하지만 수사 단계의 초기 상황이라 전통적인 법정물과는 무관하다. 오히려 추리극에 가깝다고 볼 수 있겠다.
놀라웠던 것은 소지섭과 김윤진의 연기였다. 스크린에서 소지섭을 보는 게 참 오랜만인데, 확실히 세월은 속이지 못하겠더라. 어느덧 40대 중후반으로 향해가는 소지섭의 마스크는 꽤나 중후해져 있었다. 수염까지 덥수룩하게 길러서 실제보다 더 들어보이는 기분. 그래도 피지컬은 여전히 훌륭했다. 발달된 상체의 벌키함이 주는 압도감은 여전하다.
연기력 자체만 놓고 보면 김윤진이 소지섭을 압도했다. 최근 넷플릭스 종이의 집에서의 김윤진의 연기는 다소 물음표였는데, 자백에서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고 극에 몰입할 수 있게 하는 안정적인 연기력이 돋보였다.
이야기는 펼쳐지면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한다. 뻔한 반전도 있고 예상치 못한 반전도 있었는데, 예상치 못한 반전을 돋보이게 하는 극적 장치는 '서사의 재구성'이었고, 뻔한 반전을 뻔하지 않게 느껴지게 만든 것은 김윤진의 연기력이었다.
11월 극장가가 심심하던 차에 꽤나 괜찮은 작품을 감상할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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