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라고 SBS에서 특선영화로 강릉을 틀어줬다. 올해 5월에 개봉한 영화인 줄 알았는데, 포스터를 다시 보니 작년 늦가을에 개봉한 영화였구나. 유튜브에서 쇼츠로 하이라이트 영상이 자주 올라와서 꽤나 친숙했는데, 때마침 무료로 영화를 TV에서 보여주니 이 기회에 한 번 보기나 해볼까 하는 마음으로 봤다.
보고나니, 왜 스크린에서 크게 흥행하지 못했는지 정확하게 알 수 있었다. 장혁의 번뜩이는 연기, 약간 정신이 반쯤 나가서 눈의 초점이 공허한 듯한 연기는 언제봐도 참 좋지만, 개연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서사 속에서 장혁의 분투도 빛을 바랬다. 유오성의 연기는 항상 기본이 탄탄하고 흔들림이 없지만, 역시 서사가 매력이 없으니 그 무게감이 오히려 공허하다.
오히려 오대환과 신승환의 연기가 더욱 빛이 났다. 조연으로 출연했지만, 관객의 시선을 확실하게 잡아끄는 연기가 일품이었다. 특히 오대환의 감칠맛 나는 강원도 사투리와 함께 극의 흐름에 따라 강약을 조절하는 연기는 일품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가장 매력적인 요소를 꼽으라면 단연 오대환을 들고 싶다.
두 조직 간의 전쟁을 그린 영화지만, 선악 구도를 약간 버무렸다. 유오성을 선에 가깝게, 장혁을 악에 가깝게 그리면서, 경찰 친구까지 동원해서 서사를 어지럽힌다. 장혁은 유오성에게 '너도 결국 나처럼 될 것이다'라고 저주 아닌 저주를 퍼붓는데, 영화는 거기서 끝난다. 주제의식이 명쾌하게 드러나지 않고, 그렇다고 대결 구도가 명징하게 드러나지도 않는다. 인물들은 평면적이고, 설득력이 부족하다.
전반적으로 관람을 추천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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