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오전에 자전거로 출근을 하면서 심심한 귀를 달래기 위해 음악을 틀었다. 내 음악 어플 재생목록을 막 뒤적거렸는데, 그날따라 평소 잘 안 듣는 노래들이 듣고 싶더라. 그러다가 불현듯 뇌리를 스치는 Muse였다.
어렸을 때 브릿팝에 꽤나 심취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영국 로큰롤을 좋아했다. Muse, Radiohead, Keane, Coldplay 같은 밴드 음악을 즐겨 들었었고, 초창기에는 특히나 Muse의 음악에 큰 영향을 받았다. Muse를 처음 접한 계기는 SKY인가 모토로라인가의 광고였는데, 거기서 Time is running out을 듣고 기함을 토했다. 세상에 이런 사운드가 존재하는구나. 20년 전에 발표된 곡인데, 정말 그 사운드는 센세이셔널 그 자체였다.
밴드 조합으로도 이러한 곡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게 참 놀라웠다. Muse의 사운드는 그만큼 실험적이었고 진보적이었다. (나중에 알게 된 Radiohead가 이 방면으로는 탑 오브 탑이었지만) 대학생이 되어 밴드 활동을 하면서 Muse의 노래를 본격적으로 찾아 들으면서, 그들의 음악 세계에 흠뻑 매료되었었다.
Muse 음악에서는 건반이 꽤나 비중 있게 활용되는데, The resistance 앨범에서는 건반이 특히 돋보인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4번 트랙인 The united states of Eurasia를 들으면서 눈물을 흘린 적도 있었던 것 같다. 뭔가 사운드가 사람을 울컥하게 만들었다, 어렸을 적의 나에게 말이다. (지금은 눈물이 나지 않는다ㅎㅎㅎ)
1번 트랙인 Uprising과 4번 트랙인 The united states of Eurasia이 대표적이지만, 그 외에도 좋은 곡들이 참 많다. 2번 트랙인 the resistance도 훌륭하고 5번 트랙인 Guiding lights, 6번 트랙인 unnatural selection, 7번 트랙인 MK Ultra까지 버릴 곡이 없다. 물론 뒤에 3곡이 연이어 있는 Exogenesis는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4월에 쇼팽의 녹턴을 열심히 연습했었는데, The united states of Eurasia는 녹턴을 곡 말미에 녹여낸 실험적인 작품이다. 돌이켜보니, 녹턴이 왜 이렇게 친숙했나 했더니 여기서 영향을 받았었나보다. Muse의 노래와 함께 20대 초반 젊었던 나로 잠시 돌아가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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