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ain/BAC 섬&산

[BAC 섬&산] [023] 보령 원산도 오로봉 2025. 4. 6. 일

무소의뿔 2025. 4. 10. 16:52

시골에 제사가 있는 날이다. 어차피 제사는 매년 지내니까 제사를 지내는 겸해서 BAC 퀘스트를 하나씩 깨기로 마음 먹었다. 체력이 안 좋은 엄마를 고려해서 우선 가장 쉬운 코스인 원산도 오로봉을 선택했다.

보령 원산도는 관할은 보령에 속하지만 지리적으로는 안면도의 가장 남쪽에 더 근접해 있다. 대천 해저터널이 생기기 전까지는 배로 다녀야 했던 섬인데, 안면도와 보령을 잇는 해저터널을 개통하면서 덕을 봤다. 재미있는 것이, 애초의 계획은 원산도 경유 없이 대천에서 안면도까지 쭉 해저터널로 잇는 것이 목표였는데, 지반 문제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원산도까지 해저터널을 뚫고 안면도와 원산도는 대교를 설치하는 방안으로 선회하였다고 한다. 그 결정이 원산도의 오늘을 만들었다.

오로봉에 오르기 전 전망이 좋은 카페에 들려서 커피를 마시며 바다를 감상했다. 볕이 좋고 파도가 잔잔한 날이다. 섬 특유의 고즈넉함이 잘 드러나는 주말 오후의 풍경이다.

원산도는 그리 크지 않은 섬이라 일주 트레킹 코스를 걸어도 하루면 충분하다. 하지만, 최단코스를 포기할 수는 없다. 마을길을 따라 포장된 도로 끝까지 이동 후 잠시 차를 세워두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해 본다.

별표 친 곳 근처에 차를 댈 만한 공간이 있으니 최단 코스로 다녀올 사람들은 참고하도록 하자.

등정까지는 10분이면 넉넉하다. 오르는 길 어촌 마을을 내려다본다. 간척 사업을 벌이고 있는 풍경이다.

아직 잎이 다 돋아나지는 않았지만, 봄임을 여실히 알게 하는 따스한 오솔길.

볕을 피할 수 있는 정자까지 오면 다 온 것이다. 정말 제부도에 견줄 만큼 쉬운 코스였다.

기념으로 푯말도 찍어본다.

엄마한테 사진을 부탁했으나 구도가 영 별로다. 어쩔 수 없이 셀카로 대체! 이렇게 23번째 섬&산 여정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