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무간도 후기

무소의뿔 2022. 11. 16. 15:09

아마 이번이 세 번째 보는 것 같은 무간도. 역시 비행기에서 killing time을 위해 넷플릭스로 미리 다운 받아 놓고 하늘에서 보았다. 어렸을 때 보던 것과는 달리 새로운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아마 신세계라는 2030 남자들의 정신 세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느와르 때문일 것이다.

신세계에서 범죄조직 골드문에 잠입한 경찰 이자성은 강 과장을 비롯한 자신의 신분을 알고 있는 모든 관련자들을 죽이고 자신을 구속하는 모든 것들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무간도는 경찰에 잠입한 조직원 유덕화와 조직에 잠입한 경찰 양조위라는 투톱 체제로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신세계가 당연히 무간도로부터 지대한 영향을 받았음은 물론이다. 이자성 중심의 원톱 체제의 스토리와 양조위와 유덕화 투톱 체제의 스토리의 각 전개 양상을 비교하면서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아, 황 국장은 진짜 멋있는 경찰이었다. 신세계의 강 과장은 이자성의 자유로운 운신을 제약하는 일종의 반동 인물로 기능한다면, 황 국장와 양조위의 관계는 좀 더 애틋하고 신뢰로 뭉쳐 있다. 그에 비해 자신을 위해 결국 한침을 제거하는 유덕화는 어찌보면 냉혈하고 어찌보면 비열한 면모도 있다.

20년 전 영화라 연출이 요새 트렌드와는 다소 빗겨간 부분도 많지만, 시대 보정을 감안하더라도 여전히 수작이다. 예전에는 유덕화의 깔끔하고 젠틀한 마스크가 참 멋있다고 느껴졌었는데, 다시 보니 거칠고 날 것 같은 양조위의 매력이 한층 더 깊게 느껴진다. 역시 명작은 여러 번 봐야 제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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