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nema

헌트 관람 후기

무소의뿔 2022. 9. 7. 09:09

추석 전이라 아직 대작 영화가 별로 개봉한 것들이 없어 애매하던 차에, 친한 형이 재밌다고 추천한 '헌트'를 보았다. 배우 이정재의 첫 감독 데뷔작이기도 한 이 영화는 1983년 전두환 대통령에 대하여 북한이 벌인 아웅산 묘소 참배 테러 사건을 바탕으로 절묘한 영화적 상상력을 버무려낸 작품이다.

이야기 전개상의 몇 가지 아쉬움에도 불구하고, 오락 영화로서의 가치와 기능은 충분하다. 특히 이정재의 감독 데뷔작이라 그런지 한국 영화계에서 알만 한 배우들은 총출동하였다. 지금 얼핏 생각 나는 인물들만 하더라도, 유재명, 주지훈, 정만식 등 쟁쟁하다. 영화를 소개해 준 형이 주지훈이 범인이라고 해서, '아, 스포를 이미 당한 채 영화를 보겠구나..' 싶었지만, 전혀 상관 없는 농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적으로 아쉬운 포인트들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반전에 억지 서사를 부여하기 위한 장치들 간의 배열이 그리 매끄럽지 못하다는 점이 우선 가장 아쉽다. 영화는 안기부 내에 잠입한 스파이인 '동림'의 정체가 드러나기 전과 후로 완전히 서사가 나뉘는데, 정체가 탄로나기까지의 과정에 개연성이나 설득력이 다소 부족한 듯하다. 또한 영화 엔딩 직전에 반전이 하나 더 있는데, 자칫 약간 신파로 흐를 뻔한 것을 감독이 간신히 부여잡긴 하지만, 매끄럽지 못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래도 오락 영화로서 헌트의 가치는 충분하다. 킬링 타임으로도 좋고, 이정재와 정우성 두 배우의 수트핏 감상으로도 더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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