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아빠와 함께 출근

무소의뿔 2022. 8. 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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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송다 때문에 아침에 비가 올까 안 올까. 비가 안 오면 자전거를 타고 가야지.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려면 최소한 7시에는 일어나야지. 내 수면 어플은 30분 범위 내에서 가장 얕게 잠들었을 때 나를 깨워주니, 7시에서 7시 반 사이에 알람이 울리도록 설정하면 되겠다. 어라, 알람소리에 깨 눈을 떠보니 7시 25분이네. 창밖으로는 매미 소리가 들린다. 비가 오지 않은 것이다. 평소 같았으면 7시 5분에 깨웠을 녀석이 오늘따라 유독 늦게 깨웠네. 비도 안 오는데 자전거도 못 타는 아침이다.

샤워를 하고 오늘 먹을 닭가슴살과 바나나를 챙기고 운동 장비를 챙긴다. 블랙마카 2알, 오메가3 2알, 종합비타민 1알, 루테인 1알, 마그네슘 1알과 프로바이오틱스 1봉을 물과 함께 삼킨다. 8시가 조금 넘어 집을 나서려 하는데, 마침 아빠도 출근하려 한다. 오랜만에 아빠 차도 얻어탈 겸, 지옥철을 피해 편하게 출근할 겸 아빠 차를 얻어탔다.

아빠와는 숙대입구역 부근까지 동선이 겹친다. 아뿔싸, 그런데 출근길의 도로는 정말 많이도 막힌다. 8시에 출발하면 5호선으로는 광화문까지 넉넉하게 갈 수 있는데, 자동차로는 택도 없구나. 물론 폭염에 지하철을 타기 위해 흘려야 하는 땀을 아낄 수 있다는 점에서는 대단히 만족스러웠지만, 이렇게나 많이 막힐 줄은 꿈에도 몰랐지.

숙대입구에서 카카오택시를 불러서 회사로 간다. 회사에 도착하니 평소보다 10분 지각이다. 거의 지각을 한 적이 없는 나라서 오늘은 더욱 민망했다. 그래도 무사히 자리에 앉아 오늘도 자리를 지키며 하루를 보낸다.

아빠가 그냥 선생님일 때가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 그때는 내가 초등학생 때니까 벌써 20년 전의 이야기이다. 아빠가 그냥 선생님일 때는 방학 때 같이 무엇인가를 많이 했었을텐데, 이제는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빠가 장학사가 되고, 교감이 되고, 교장이 되고 나서는 방학 개념이 없어졌다. 여느 직장인처럼 방학 때도 매일 출근이었다. 아빠의 오늘 출근길이 나로 인해 덜 적적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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