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o

여덟번째 레코딩 - Mia & Sebastian Theme

무소의뿔 2022. 5. 3. 23:16

내 인생 영화 중 하나인 라라랜드의 수록곡이다. 어쩌면 단순히 Mia와 Sebastian의 테마가 아니라 영화의 주제 전체를 관통하는 테마곡일지도 모른다. 그도 그럴 것이 곡의 핵심 테마가 영화의 중후반부에 계속 변주하며 등장한다. 그 변주의 가장 절정은 Seb's를 우연히 들른 Mia를 보고 그녀를 위해 오른손만으로 연주한 덤덤한 버전이라고 생각한다.

옛날에 아는 동생이 자기 페이스북에 남자친구가 기념일이라고 직접 연주해 준 Mia & Sebastian Theme을 영상으로 찍어 업로드한 것을 본 적이 있다. 그때부터였을까 이 곡을 꼭 연주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게. 작년 11월 서점에서 피아노 악보를 고르다가 '라라랜드 OST' 악보를 보고 구매한 것은 우연이었을까.

오랜 기간 연습했지만, 밀도 있게 연습하진 않았다. 후반부의 즉흥 연주 부분을 완벽하게 소화하기에 내 손가락은 너무 굳고 둔해졌다. 녹음을 포기할까도 생각했지만, 그냥 내 수준에서 내가 최대한 만족할 수 있는 범위에서 녹음을 하기로 결심했다. 이 곡의 녹음은 코로나와 함께 내게 주어졌던 재택근무의 시대에 종언을 고하고, 이제 일상으로 (즉, 지옥 같은 매일 출근으로) 돌아간다는 선언과도 같다.

지난 5개월 피아노를 치면서 정말 많이 즐거웠다. 기예를 익힌다는 것은 인생에서 느낄 수 있는 큰 즐거움 중에 하나이다. 그동안 내게도 많은 일들이 있었다. 그리고 잘 극복했다. 힘든 일, 좋은 일, 슬픈 일, 기쁜 일, 그 참 많고 많은 일들 속에서도 인생은 계속 나아간다. 이 연주는 나를 위해 바치련다.

https://www.youtube.com/watch?v=2lGcAMCIn1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