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ano

네번째 피아노 레코딩 - Chopin No.2 in E flat major

무소의뿔 2022. 4. 12. 23:40

한달 반 동안 열심히 연습했던, 나의 마지막 클래식 연습곡이다. 클래식에 조예가 깊지도 않고, 타건하는 재주도 별로인 내가 한달 반만에 이 정도라도 칠 수 있게 된 건 오로지 혜수 쌤의 덕분이다. 혜수 쌤은 나보다 다섯 살이나 어리지만, 훌륭한 lecturer의 자질을 지녔다. 지난 5개월 여 동안 혜수 쌤과 클래식을 배우면서, 피아노와 음악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훨씬 깊어졌다.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쇼팽의 곡들은 참 아름답다. 듣기만 할 때는 그 아름다움이 하나의 전체로서 뭉뚱그려져 아름답게 느껴졌었는데, 직접 곡을 분석하며 치면서 다루면서 어떠한 요소가 어떻게 아름다운지를 새삼 새로운 시각에서 느낄 수 있었다. 화성이며 선율이며 템포와 셈여림을 통한 다채로운 감정 표현까지, 낭만주의 음악이 보여줄 수 있는 아름다움의 절정을 맛볼 수 있었다.

레코딩 결과물이 완전히 흡족하게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오늘 출근하면서 악보를 챙기는 것을 깜빡해서, 악보 없이 그냥 연주했다. 그 악보는 단순한 악보가 아니라 나와 혜수 쌤이 함께 작업한 공동의 결과물이었다. 다양한 주의사항과 강조사항들이 빼곡히 기록된 악보였다. 악보를 보고 쳤다면 훨씬 더 풍성한 사운드를 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은 든다. 하지만, 뭐 지금껏 레코딩하면서 타건 실수 없이 이 정도 친 것만으로도 나 자신을 칭찬해 주고 싶다.

영상을 보니 혼자 느끼느라 눈이 바늘구멍만하다. 다소 민망하지만, 젊은 날의 기록이라고 생각하자. 쇼팽의 녹턴을 마지막으로 내일부터는 잠시 재즈의 세계로 외유를 떠난다. 화성과 리듬에 대한 보다 더 깊은 이해에 다다르고 싶다. 신나는 취미 생활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A51VpnkdiL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