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여행 4일차. 드디어 제주도에 있는 마지막 섬&산 도전지인 우도로 향한다. 우도로 가는 배편은 제주 동쪽에 있는 성산포항과 종달항 두 군데서 출항하는데, 성산포항이 아무래도 배편이 조금 더 많아 가기가 수월하다.
우도는 이번까지 해서 벌써 3번째 방문이다. 2018년, 2022년, 그리고 2024년. 방문할 때마다 우도의 모습이 조금씩 달라진다. 우도에도 개발의 열풍이 불어닥친 것. 2022년 방문 때 훈데르트바서파크가 새로 막 개장을 한 상황이라 놀랐었는데, 최근에는 우도와 닿아 있는 섬인 비양도에 큰 펜션이 하나 공사 중이라고 한다. 지난 3일 동안 한라산, 추자도 트레킹, 마라도, 산방산 등 너무 다리를 혹사시켰다. 제대로 걷기조차 어려운 상황이라, 이번 우도 여정은 전기 오토바이를 빌려서 돌기로 했다. 네이버로 미리 예약을 해두니 종일권을 19,900원이라는 다소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었다.
10시 배를 타고 우도로 들어왔으니 우선 시장기를 달래야 한다. 오늘 점심은 해산물을 먹고 싶어서 달리던 와중에 눈에 들어오는 ‘물꼬 해녀의 집’으로 갔다. 2018년에 다른 해녀의 집에서 해산물 모둠을 시켰다가 카드도 안 되고 계좌이체도 안 되서, 우도 안쪽에 있는 마을 농협에 가서 ATM에서 급히 돈을 인출했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우도 땅콩 막걸리까지 곁들여 거나하게 점심을 먹고 다시 우도 해안도로를 달린다. 인적이 아예 없는 아무 명소도 아닌 그냥 해안가에 잠시 정차하고 파도소리를 감상해 본다.
비양도도 잠시 들려본다. 대한민국의 3대 백패킹 명소라는 비양도. 아직 백패킹은 시작하지 않았지만, 어차피 섬&산을 하다보면 백패킹을 할 수밖에 없을 것. 이제 슬슬 백패킹에도 관심이 가기 시작한다. 언젠가는 비양도에서도 백패킹을 하게 되겠지.
우도 해안을 우선 한바퀴 쭉 돌고 나서, 잠시 쉬어갈 겸 뷰가 좋은 카페에 들어가 땅콩 젤라또를 주문했다. 젤라또 맛이 제법 괜찮았다. 우도의 특산물인 땅콩이다. 맛과 향이 첨가된 막걸리는 많지만, 그 중에 조화가 제일 훌륭한 술은 우도 땅콩 막걸리가 아닐까 싶다.
우도 8경 중 하나인 검멀레 해변. 황우치 해변과 마찬가지로 현무암이 침식된 모래로 이루어진 해변이다. 검멀레까지 내려가서 걷는 사람들도 많다. 나는 다리가 아프니까 먼 발치서 구경만 해본다.
BAC 섬&산 인증지는 우도 등대이고, 등대공원을 통해서 갈 수 있다. 혹시나 지름길이 있을까 해서 비포장도로를 조금 달려보았지만, 말들이 있어서 뒷발에 맞을까봐 무서워서 빠르게 돌아갔다.
등대공원 주차장에 오토바이를 세워두고 트레킹을 시작한다. 길이나 경사가 어려울 것이 전혀 없어서 할머니들도 잘 걷는 구간이다. 올레길로는 우도 등대를 보고 검멀레 해변까지 쭉 걸어내려갈 수도 있다.
처음에 길을 잘못 들어 소머리오름으로 올라서 조금 길을 우회하긴 했지만, 쉽게 잘 등대에 도착했다.
인증 사진을 남겨본다.
빠르게 하산한 후 홍조단괴로 유명한 서빈백사로 향한다. 여기서 커피를 마시며 양귀자의 소설을 조금 읽다가 4시 배를 타기 위해 오토바이를 반납하러 돌아갔다.
우도만 돌았는데 하루가 짧다. 성산포항으로 돌아가는 배편에서 우도의 모습을 한 컷 더 사진으로 남겨보며, 이렇게 4일 간의 제주도 인증지 도장깨기 여행을 마쳤다. 이제 며칠 휴식을 취한 후 본격적으로 서핑을 시작해볼 요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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