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4. 12. 수.
오늘은 낮에 리마 시내를 마저 관광하고 저녁 비행기로 쿠스코로 넘어가는 일정이다. 리마는 여느 대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리마 관광만으로는 남미를 여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크게 실감이 들지는 않는다. 사실 어제 하루 둘러본 것만으로 센트로, 미라플로레스, 바랑코 세 곳을 모두 돌아보았으니 오늘은 특별히 볼 것은 없는 날이다.

숙소에서 멀지 않은 곳에 케네디 공원이 있어서 잠시 들렀다. 보통의 공원과 비슷해서 특별할 것은 없었지만, 페루 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터는 인상적이었다. 어딜 가나 사람 사는 모습은 다 비슷하구나.

귀여운 황소 동상. 뭔가 페루스러운 느낌이 물씬 풍긴다. 동상과 함께 기념 사진을 남겨본다.

페루에서만 마실 수 있다는 ‘루꼬모‘ 프라푸치노. 초코 범벅이 되어서 루꼬모 맛을 느끼려면 한참 빨대를 빨아야 했지만, 의외로 맛이 괜찮았다.

미라플로레스 지역에 있는 고대 리마 유적지. 사실 오늘은 여기가 제일 가고 싶었지만 가이드 투어를 예약하지 않으면 출입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오후 4시에 마침 가이드 투어 빈 자리가 있다고 했는데 비행기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남는 시간에 딱히 할 게 없어 다시 사랑의 공원으로 이동했다. 사랑의 공원을 조금 더 지나쳐오면 안토니오 레이몬디 공원이 나오는데 여기 마침 맨몸 운동을 할 수 있는 철봉이 있었다. 가볍게 딥스와 풀업을 해주며 지친 근육에 자극을 불어넣어본다.

태평양을 보며 잠시 멍 때리는 시간을 갖다가 식사를 하러 라르코마르로 다시 이동한다. ‘탄타’라는 식당인데, 페루의 유명 셰프가 운영하는 레스토랑 체인이라고 한다. 페루의 정취를 잘 느낄 수 있는 음식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뽀요’를 골랐다. 구운 닭 요리로 꽤 먹음직스러웠다.

음식에 곁들이기 위해 피스코 사워도 한 잔 시켰다. 그런데 피스코 사워를 마시고 난 이후부터 급격히 컨디션이 안 좋아지더니 졸음이 쏟아지고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술을 잘 못 하는 체질은 아닌데, 아직 몸이 충분히 회복되기 전에 독주를 자꾸 집어넣어서 몸이 맛이 갔나보다. 아까 숙소를 나오면서 미리 사둔 아스피린을 급하게 털어넣고 택시를 타고 공항으로 이동했다. 이동하는 내내 졸음이 쏟아져 꽤나 고생했다.
공항에서 미라플로레스로 오는 택시는 35달러를 냈는데, 미라플로레스에서 공항으로 가는 택시는 50솔로 흥정을 봤다. 반값 정도로 교통을 해결한 셈!!!!!

비행기 시간에 비해 공항에 다소 일찍 도착하긴 했다. 페루의 행정 시스템을 못 믿어서 시간 여유를 조금 넉넉히 잡고 갔는데, 의외로 국내선 이용객이 많지 않아서 여유가 있었다. 구석에 짐을 풀고 졸다 깨다를 반복하다가 드디어 비행기를 타고 쿠스코로 넘어간다!!!!

쿠스코는 페루 여행의 백미인 ‘마추픽추‘ 투어를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 도시이다. 나는 쿠스코에서 3박을 머물며 쿠스코 관광, 비니쿤카 투어, 성스러운 계곡 투어, 그리고 마추픽추 투어를 할 예정이다.

공항에서 숙소까지는 그리 멀지 않았다. 택시로 25솔에 흥정을 보고 (사실 이것도 비싸게 주고 탄 것) 숙소에 도착했다. ‘꼼마’라는 이름의 한인 게스트하우스인데, 아무래도 쿠스코에서 주요 투어가 예정되어 있어서 말이 통하는 한국인 분이 운영하는 숙소를 잡는 게 편할 것 같다는 판단이었다. 간단한 안내를 듣고 투어들을 예약하고, 저녁을 못 먹어서 8솔을 주고 안성탕면을 샀다. 다소 물 조절에 실패했지만, 간만에 먹는 라면이라 무척 맛있었다.

낯을 전혀 가리지 않는 댕댕이. 동물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낯을 가리지 않는 녀석이라 목덜미를 쓰다듬어주는데 전혀 위화감이 없었다. 이렇게 쿠스코에서의 밤이 저물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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