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인생의 방향성에 관한 고민

무소의뿔 2023. 2. 2.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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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희가 1993년 프랑크푸르트에서 삼성의 고위 임원들을 모아놓고 신경영 선언을 했다고 한다. 그 유명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는 주문. 신경영 선언 이후 강도 높은 체질 개선으로 삼성은 양적, 질적으로 더 큰 회사가 될 수 있었다고 한다.

현실에 대한 절박한 인식. 지금 내게 가장 필요한 자세이다. 나는 마누라도 자식도 없으니, 그야말로 모든 것을 다 바꿀 수 있는 상태이다. 내 나이 서른넷, 이제는 진짜 인생의 방향성을 확고하게 설정하고, 목표를 위해 투신을 할 때가 왔다. 아직 그렇게 할 수 있는 상태이다. 아니, 그렇게 해야만 한다.

돌이켜보면, 확고한 인생의 목적 의식이 부재했다. 감사하게도 공부를 잘 하는 머리를 타고 나서, 공부를 했고, 꽤 열심히 했고, 좋은 대학, 좋은 로스쿨까지 나오고, 좋은 로펌에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로펌을 때려치고 퇴사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의 부재였던 것 같다. 사실 이런 류의 성찰은 단시간 내에 결론이 내려질 성질의 것이 아닌데, 어찌 보면 조금은 성급한 결정이었을 수도 있겠다. 인생의 전 기간에 걸쳐서 끊임없이 질문했어야 했다. 나는 어떠한 사람이고, 무엇을 원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고민이 부족했기 때문에, 지금 인생이 표류하듯 휩쓸려 온 것이다.

어렸을 때 어디서 배웠는지는 몰라도, '진정한 자아의 발전은 냉정한 현실 인식에서부터 출발한다'는 말을 일삼아 내뱉고 다녔다. 반 우스갯소리로 하던 말이었지만, 지금 내게는 가장 절박한 말이다. 모든 것을 원점에서 고민해보자. 지금 시기를 놓치고 나면, 정말 남은 인생을 그저 그렇게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변신을 위한 마지막 터닝 포인트이다.

오늘은 냉정한 현실 인식부터 시작해야겠다. 지금의 나는 어떠한 상태일까? 하루에 하나씩 고민을 구체화 해봐야겠다.

1. 직업과 자기계발에 관한 고민

결론적으로, 지금 직장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게 답이다.

장점 단점
야근이 없다 급여총액이 불만족스럽다
점심시간이 100분으로 길다 (단, 곧 축소될 가능성 있음) 연봉상승률이 불만족스럽다
근무시간 내 근무강도가 낮다 성과급 액수가 불만족스럽다 (추후에도 개선 여지는 낮아보임)
금요일마다 재택근무를 한다 (단, 곧 폐지될 예정) 업무적으로 성장하는 느낌이 없다
회식이 거의 없고, 단체 활동도 거의 없다. 업무 자체가 Back office 성격이라 다소 루틴하고 지루하다
  사내에 친밀한 인간관계가 거의 없다

결국, 현 직장에 불만인 점을 크게 추리자면, (1) 금전적 보상 수준에 대한 불만과 (2) 업무적 성장과 (정확히는 퇴보에 가까운) 커리어 정체에 대한 불만, 이 두 가지로 요약될 수 있겠다. 그럼 지금 직장이 가진 장점이 위 열거한 단점들을 상쇄하는가? Definitely Nope. 그렇다면, 떠나야 한다.

그런데 고민은, 위 (1)과 (2) 중에 무엇이 내가 더 중요시하는 가치인지 판단이 어렵다는 것이다. 만약 지금 회사의 장점을 그대로 유지한 채로 연봉이 2배가 되는 옵션과 연봉은 1.2배가 되지만 커리어적인 발전 가능성이 풍성한 옵션이 있다면,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그리고 커리어적인 발전 가능성이란 무엇인가? Front로 나가서 변호사로서 할 수 있는 본연의 업무인 소송대리를 할 경우, 3년 후, 5년 후, 10년 후, 20년 후의 나는 어떠할 것인가? 계속 Back에 머물 경우 커리어적인 발전은 아예 불가능한 것인가? 확보된 여가 시간을 통해 자기계발을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메워나갈 수는 없는 것인가? 애초에 커리어에 투신한 삶이 싫어서 로펌을 떠나온 것이 아니었나? 여가가 내 삶에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어느 정도의 여가시간이 확보되어야 균형적이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인가?

2. 현금흐름과 재무상태에 관한 고민

3. 정서적 안정에 관한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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