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만에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나기로 한 날. 그간 친구들은 육아 때문에 바빴고, 나는 대회 준비 때문에 칩거하느라 서로 통 못 보다가, 대회를 무사히 마친 기념으로 또 육아 생활 한시름 덜어낸 기념으로 오랜만에 모임을 가졌다. 무엇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평소에 잘 못 먹어본 이색 메뉴에 도전하기로 했고, 추천을 받아 강서구청 먹자골목 안쪽에 위치한 흑염소 요리 전문점인 '가막골흑염소'로 정했다. 뒤로 공사중인 오피스텔 뷰가 아주 그로테스크한 것이 분위기의 결이 마음에 든다. 일반 가정집을 식당으로 개조한 가게이다. 주차장이 꽤 넓은 게 장사가 잘 된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메뉴판만 봐도 신뢰가 확 간다. 다른 잡다한 요리 없이 오로지 '흑염소' 한 우물만 파는 집이다. 그 안에서도 종류가 뭐 많지도 않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