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때문에 한동안 결혼식이 뜸했다가, 지인 결혼식에 초대 받아 오랜만에 결혼식을 다녀왔다. 무려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여는 결혼식이었다.
송중기와 송혜교가 결혼한 곳으로 유명한 영빈관이다. 3월이지만 이례적으로 날씨가 따듯해서 야외 웨딩을 즐기기엔 부족함이 없는 날씨였다. 버진 로드 양 옆으로 놓인 화려한 꽃 장식과 순백의 하얀 버진 로드가 공간감을 더해준다. 한옥 배경이라서 고즈넉한 분위기가 일품이었다. 하늘이 좀 흐리긴 했지만, 어스름한 저녁으로 넘어가는 때에 예식이 진행되어 뭔가 아늑한 스몰 웨딩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오랜만에 전 직장 동료들도 만나서 이런저런 담소를 나누었다. 같이 밤 새가며 고생하던 날들이 떠오르기도 하고 또 여전히 바쁜 직장 생활 이야기도 듣고 오랜만에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나는 타투를 받고 이동하느라 수트 대신 블레이저로 코디했는데 나 빼고 다들 칼정장 입고 와서 조금 후회하기도 했다.
축가가 두 번 있었는데, 그 중 신랑의 축가가 인상적이었다. 예전에 내가 친구 결혼식 때 축가로 불러준 김동률의 '감사'를 불렀는데, 생각보다 너무 잘 불러서 깜짝 놀랐다. 신부도 모르는 서프라이즈 축가라는데, 정말 연습을 많이 했겠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다.
식사를 하면서 2부 웨딩을 진행하였다. 식사는 과하지 않고 정갈하고 단정하였다. 특히 스테이크가 아주 훌륭했다. 미디움 굽기인데도 퍽퍽한 느낌 없이 부드럽게 삼켜지는게 상당히 좋은 고기라는 걸 느낄 수 있었다. 격식 있는 자리에서 음식 사진 찰칵찰칵 찍어대기도 뭐해서 따로 사진에 담지는 않으려 했는데, 디저트는 너무 이뻐서 아니 담을 수가 없었다. 이름도 아스트랄한데 뭐시기 저시기 블랑 망제라고 한다. 무스의 혀에 닿는 촉감이 너무 부드러워서 인상적이었다.
식사를 마칠 무렵 사람들이 분주하게 자리를 일어났는데, 알고 보니 꽃다발을 받아가려고 했던 것. 데코로 사용되었던 생화를 직접 챙겨서 데스크로 가면 꽃다발로 이쁘게 포장해 준다. 나는 딱히 꽃을 줄 사람도 없고 해서 사람들 다 빠지고 나서 남아 있는 꽃 대충 집어서 꽃다발을 만들었다. 저녁 웨딩이고 시간도 많이 소요되었지만, 지금껏 경험해 본 예식 중에서 제일 인상적이다. 전체적인 웨딩 진행은 물론 베뉴의 분위기나 식사나 전반적으로 공을 많이 들인 예식이었다. 선배가 행복한 결혼 생활을 이어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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