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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바머 - 더 퍼스트

무소의뿔 2025. 6. 10.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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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 여행 동안 읽으려고 산 책인데, 너무 즐겁게 그리고 유익하게 읽었다. 책값이 전혀 아깝지 않은 독서 경험이었다. 자기계발서의 틀에 박힌 이야기들을 멀리 하는 편이고, 특히 부자가 되기 위한 로드맵을 제시하는 책들은 거의 가치가 없다고 보는 편인데, 이 책은 그런 편견을 완전히 부수어 버렸다.

놀라웠던 점은 내가 평소에 부, 자산, 현금흐름, 자본주의에 관하여 갖고 있던 생각과 너무나도 일치한다는 것이다. 특히 내 안에서 미처 언어화되지 못한 이 세상에 대한 추상적인 관념이나 감각을 명징한 문장으로 풀어낸다는 점이 너무 놀라웠다. 마치 내가 내 생각을 정리해서 쓴 글처럼 느껴졌다. 덕분에, 이 세상과 돈 그리고 자본주의에 대한 내 감각이 그리 틀리지 않았다는 점을 돌아볼 수 있었다.

저자는 '단독자'의 개념을 정의하는 데에서 이 책을 시작한다. 자본주의 사회의 시스템을 올라탄 자, 1대 다수의 게임을 하는 자, 즉 단독자가 되어야만 돈과 시간으로부터의 자유를 비로소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역설하고, 단독자가 되기 위한 방법론을 이어서 풀어낸다. 방법론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 뻔한 이야기들이다. 근로소득의 명확한 한계를 이해하고 자본소득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여야 하며, 이를 위해 자본을 모아야 하고, 모은 자본을 운용하기 위해 투자를 공부하여야 한다는 이야기이다.

진부한 주제를 몰입감 있게 풀어내는 것은 저자의 역량이다. 나는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유나바머라는 사람이 세상에 있는 줄조차 전혀 몰랐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서 유나바머의 가르침은 내 삶의 핵심 가치로 자리매김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의 방법론은 내가 어렴풋이나마 인지하고 있던 내용들이다. 내게 부족했던 것은 지금 당장 시작할 용기였다. 이 책을 통해 그 용기를 얻었다.

20살 이후의 삶을 구획한다면, 지난 15년은 배움과 성장의 시기였고, 앞으로 15년은 단독자가 되기 위한 분투의 시기가 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이후의 15년, 저자의 바람대로 나만의 사회적 가치를 더하는 과정이 되기를 소망해 본다. 이 책은 조만간 병원에서 한 번 더 읽을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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