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ain/BAC 100대 명산

[BAC 100대 명산] [017] 화천 오봉산 2025. 4. 27. 일

무소의뿔 2025. 5. 10. 13:40

용화산 등산을 마치고 1시간을 차로 이동해서 오봉산으로 향했다. 오봉산을 오르는 최단코스는 배후령 고개에서 시작되는데, 이 고개는 춘천시와 화천군의 딱 경계에 위치해 있다.

다시 등산할 채비를 마치고 배후령 고개에서부터 등정을 시작한다. 배후령 정상까지는 차로 편하게 이동이 가능하다.

최단코스이기는 하지만, 오봉산의 다섯 봉우리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알찬 코스이다. 거리는 편도로 1.4km 정도이다.

좁은 임도길로 등산 코스는 시작된다. 오후 3시 정도라서 그런지 등산객이 없다.

1.4km는 거짓이었다. 왜 이정표는 늘 거짓말을 하는 걸까? 오봉산 정상까지는 총 2.0km이다.

이름에 걸맞게 다섯 개 봉우리를 모두 오르내려야 한다. 쭉 오르기만 하는 코스가 아니라 배로 힘든 기분이었다.

어느덧 2봉까지 돌파했다. 봉우리 하나를 넘을 때마다 숨이 가쁘게 차온다.

삼악산을 깨끗이 단념하고 3봉에서는 근처 벤치에서 넉넉히 휴식을 취했다.

3봉까지는 수풀에 시야가 가려지는데, 3봉을 지나면서부터 숨어 있던 비경이 모습을 드러낸다. 산천의 구석구석 봄이 완연하다.

4봉은 코스에서 50m 정도 이탈해야 갈 수 있다. 이미 너무 힘들어서 4봉은 굳이 오르지 않고 지나쳤다. 뭐 1봉, 2봉 내지 3봉과 비슷하지 않았을까?

멀리 소양호가 보인다. 오봉산과 그 오른편의 부용산의 골짜기에서부터 발원해서 북한강으로 이어지는 강원도의 거대한 호수이다.

4봉에서 마지막 5봉으로 넘어가는 구간이 꽤 험준하다. 펜스의 로프를 잡지 않고서는 도저히 오를 수 없는 경사이다. 비 오는 날에는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여기서 100m 정도는 더 가야 드디어 오봉산 정상이다. 정말 거리에 비해 쉽지 않은 난이도이다.

천신만고 끝에 도착한 오봉산 정상이다. 생각보다 해발고도가 높다. 배후령 정상이 600m이니까, 애초에 관악산 정상보다 높은 고도에서 등정을 시작한 셈.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경치를 둘러본다. 원시림에 가까운 저 산들은 마치 무성한 동남아시아의 숲을 연상시킨다.

산 아래에는 사람들이 모여사는 마을이 보인다. 위치로 미루어보건대, 오음리나 간척리가 아닐까 싶다.

오봉산도 일부 구간은 산불 위험 때문에 통제 중이니 참고하도록 하자.

정상 완등 기념으로 기념사진을 남겨본다.

몸과 마음에 여유가 생기는 하산 때에는 철쭉도 눈에 쉬이 들어온다.

이렇게 17번째 등정을 마쳤다. 춘천 북부의 동네 사우나에 들려 등산의 피로를 풀었다.

오늘 산을 두 개나 올랐으니, 교자와 비빔막국수로 든든이 저녁을 먹어준다.

북한강을 따라 노을을 감상하며 드라이브를 하며 서울로 돌아온다. 예전에 북한강 자전거길 라이딩을 하던 추억을 되새기며, 그리고 오늘 등산을 돌아보며, 그렇게 이번 산행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