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ain/BAC 100대 명산

[BAC 100대 명산] [014] 관악산 2025. 3. 15. 토

무소의뿔 2025. 3. 20. 23:10

토요일에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결혼식이 있었다. 오전 예식이라 결혼식 마치고 윗공대 뒷길로 해서 연주대를 빠르게 찍고 내려오기로 했다. 미리 차에 등산화와 등산복을 챙겨두어서 출발했다. 관악산 등산은 이미 수 차례를 했지만 윗공대 뒷길로 하산한 적은 있었어도 오른 적은 처음이다.

윗공대 뒷길 코스는 초입의 간이화장실이 유일한 화장실이다. 볼 일은 미리 보고 오를 수 있도록 하자.

3월 둘째 주인데도 날씨가 유독 따듯했다. 반팔에 바람막이만으로 가볍게 오르는 등산길. 벌써 계곡이 졸졸 흐르는 것이 한껏 완연한 봄기운을 드러낸다.

하지만 볕이 들지 않는 음달에는 마지막 겨울의 흔적이 또렷하다. 많이 추웠던 이번 겨울을 돌이켜보게 한다.

연주대까지는 총 1.8km 밖에 안 되는 짧은 거리이지만, '악'산 답게 만만하지는 않다. 쉬지 않고 계속 오르니 정상까지 약 55분 정도가 걸렸다.

정상의 기상관측대가 보인다. 생긴 게 꼭 감악산과 비슷하다. 마지막 관악산 등정이 2022년 초여름이었으니, 거진 3년만의 재등정이구나.

이 지점부터 연주대까지 가는 코스가 2가지인데, 하나는 완만한 등산로이고, 하나는 바윗길이다. 바윗길이 조금 더 빠르기는 한데, 승봉도 추락의 트라우마 때문에 그리 어려운 구간이 아니었음에도 꽤나 무서웠다.

이날은 시계가 참 좋았다. 롯데타워를 중심으로 강남과 잠실이 한 눈에 훤히 내려다 보인다.

서울대학교와 그 뒤로 여의도, 목동, 강북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이렇게 보니 정말 산골짜기에 있긴 있구나 학교가.

서울에 있는 산은 언제든지 갈 수 있어서 좀 아껴두고, 경기도 위주로 등산을 다녔다. 그래서 인적이 드문 게 디폴트였는데, 관악산을 찾는 젊은 인구가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

다시 찾은 관악산 정상. 반가운 마음이 든다.

인증용 기념 사진을 찍고 정상에서 서울 전경을 감상하다 늦지 않게 내려왔다. 역시 풍경 중에 최고는 익숙한 풍경이다. 내가 살고 있는 이 도시를 찬찬히 내려다보며 14번째 등정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