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Overseas

2025 대만 여행 [Day.3]

무소의뿔 2025. 2. 8. 23:17

대만 여행의 셋째 날이 밝았다. 체크아웃을 하고 캐리어만 맡겨둔 채 거리로 나왔다. 5시 반 기차로 가오슝으로 넘어가기 전까지 타이베이 시내를 관광하기로 했다. 지하철을 타기 위해 시먼딩으로 가는 길 아직 분주해지기 전인 상점가의 풍경이 고즈넉하다.

11시도 채 안 되었는데, 팝마트 오픈을 기다리는 행렬이 어마어마하다. 도대체 뭘 팔길래 관광객들이 이리 많을까? 하지만 들어가보지는 않았다.

우롱차로 하루를 열어본다. 밀크티만큼 우명한 것이 대만의 차이고, 그 중에서도 우롱차가 훌륭하다.

시먼딩이 서문점이라는 뜻이었구나! 이제 지하철을 타고 중정기념관으로 간다.

이게 중정기념관인 줄 알았다. 실은 중정기념관 옆에 있는 국립극장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세종문화회관이 되려나. 우선 스팟을 찾았으니 간단히 요기를 하려고 했는데, 여기서부터 기묘한 여정이 시작되었다.

연휴라 점심에 연 가게가 아예 없었다. 상점가의 초입에 문을 열었던 우육면 가게가 유일했는데, 마침 자리가 다 차서 그냥 지나쳤던 게 화근이었다. 이대로 지하철 2개 정거장을 그대로 걸어갔다. 식당을 찾아 헤매며...

거의 2km를 더 걸어가서야 대만식 브런치 가게를 겨우 찾을 수 있었다. 원하는 메뉴는 아니지만, 일단 너무 덥고 배고프고 힘이 들어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치즈와 햄 그리고 계란을 얇은 밀가루에 부친 음식으로 우선 입맛을 돋우고,

본격적으로 대만식 브런치를 먹는다. 누들이 맛있었고, 직육면체 튀김이 쫄깃했다. 감자는 확실히 아니었는데, 마 종류였을 것 같다. 빵은 다소 퍽퍽했다.

든든하게 배를 채웠으니 다시 길을 떠나본다. 대만 교통카드인 EZ카드인데 쿠로미 에디션이 있어서 구매했다. 사실 세븐일레븐 들어가니 쿠로미와 키티 두 가지 옵션밖에 없었다... 그렇다면 쿠로미가 낫다!

점심을 먹기 위해 시간을 너무 많이 써서 우선 바로 타이베이 101 타워로 향했다. 이번이 벌써 3번째 보는 타이베이 101 타워다. 여전히 웅장하고 멋지다. 날까지 맑아서 더욱 장관이다.

송산 방면 타이베이 북쪽 경관이다. 올려다보기를 포지하지 마라, 좋은 문구다.

타이베이 시가지인 서쪽 방면의 모습. 계획도시라 그런지 자로 잰듯이 반듯한 도로와 잘 나뉜 구획들이 인상적이다.

타이베이 시의 동쪽 모습이다. 확실히 시가지 구간이 많지 않고 바로 산맥을 마주하게 된다. 대만은 섬의 동쪽으로 마치 태백산맥처럼 길게 산맥 줄기가 형성되어 있다. 첩첩이 쌓인 산맥이 인상적이다.

타이베이 101 타워 관람을 마치고 시간이 남아서 아까 못 간 중정기념관을 들렀다. 장개석의 진짜 이름은 중정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본명이 장중정이었던 것. 개석은 그의 호라고 한다. 정말 웅장한 홀의 규모에 압도당해 버렸다.

기념으로 사진을 한 장 찍어본다. 장개석을 따라한다고 자세가 어정쩡하다.

맞고에서 이겨서 친구가 숙소에서 캐리어를 챙겨오는 동안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잠시 휴식을 취한다. 우리나라만큼 카페가 많지 않은데, 그래도 번화가에는 군데군데 카페가 있다. 가격은 아메리카노 한 잔에 150 대만 달러라 개인 카페 기준으로 보면 우리나라보다 조금 높은 편이다.

캐리어를 챙겨서 타이베이 메인 역으로 이동한다. 역의 규모가 인상적이다. 서울역보다 한참 더 큰 느낌이다. 의자가 부족해서 바닥에 편히 앉는 시민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2층과 3층은 식당가와 쇼핑 구역이다.

대만 편의점에서 흔히 보이는 계란. 하나에 10 ~ 13 대만 달러라서 가격도 나쁘지 않다. 색깔만 보고 처음에는 간장에 조린 계란인 줄 알았는데, 찻물에 삶은 계란이라고 한다. 맛은 정말 간이 하나도 안 된 그냥 익힌 계란 맛이다.

1시간 반을 기차를 타고 오면 대만의 가장 남쪽 도시 가오슝에 도착한다. 가오슝 숙소에 짐을 풀고 저녁 요기를 하러 숙소 근처의 야시장으로 향한다. 유명한 야시장이 아니라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나름 현지인들이 꽤 많이 있다.

현지 음식을 즐기려고 야장으로 향했다. 여기는 정말 관광객이 거의 없고 다 현지인이라 영어 안내문도 없다. 파파고의 도움을 받아 몇 개 메뉴를 주문했는데, 결과적으로 새우볶음밥을 제외하고는 대실패였다. 일단 간을 거의 안 해서 국물 맛이 너무 밍밍한데, 부속 재료도 한국에서 흔히 쓰이는 게 아니라서 식감이 너무 괴상했다.

문제의 '국물이 맑고 허리가 맑다' 탕... 도대체 무슨 재료인지 모르겠다. 아마 돼지의 부속일 것 같은데 한자 번역의 한계로 우리는 결국 이게 어떤 재료로 만든 것인지 끝내 알 수 없었다.

장어볶음... 유산슬 소스에 장어 삶은 것을 가볍게 데쳐서 내온다. 장어가 다소 비리다...

꼬치로 입가심을 한다. 대만에서 먹었던 음식 중에 야시장 현지 음식이 가장 아쉬웠다. 역시 달짝한 꼬치구이가 최고다. 이렇게 대만 3일차의 밤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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