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내 생일이다. 처음 태어난 날을 제외하면, 서른세번째 맞이하는 생일이다. 그러니까 만으로 서른세살이 되었다는 얘기다. 시간은 잘도 간다. 2년 전 생일은 최고의 생일이었고, 1년 전 생일은 별 기억이 안 난다. 그리고 오늘은 특별할 것 없는 그냥 보통날과 같다.
전날 특별히 뭘 한 것도 없는데, 너무 피곤해서 10시가 조금 넘어 잠에 들었다. 오늘은 수요일이니까 아침에 수영 강습을 받으러 가야 한다. 6시에 알람을 맞추었는데, 4시쯤 잠에서 깼다. 뒤척이며 선잠을 2시간 정도 잤다. 수면 기록 어플을 확인해보니 뒤척인 건 5시까지 1시간 정도이고, 5시부터 6시까지는 그래도 꽤 깊이 잠들었다.
주섬주섬 짐을 챙겨 수영장으로 향한다. 이제 네 번째 수영장을 온 거라 제법 동선이 익숙하다. 회원카드를 태그하고, 옷을 벗고, 샤워를 하고, 수영복을 입는다. 키판을 잡고 호흡과 발차기를 연습한다. 오늘은 팔을 돌리는 연습까지 했다. 수영을 다 마치고 다시 샤워를 하고 스킨과 로션을 바르고 머리를 말리고 지하철 역으로 향한다. 수영을 하는 날은 시간 여유가 조금 더 많다.
스타벅스 벤티 사이즈 아메리카노를 테이크아웃해서 회사에 온다. 서랍 하단을 조금 열어 수영복을 널어 말린다. 오전 업무를 보고, 새로 입사한 변호사 분 환영 기념으로 다 같이 점심을 먹으러 다녀왔다. 근처 코리아나 호텔의 뷔페를 갔는데, 대단히 특별할 것은 없는 구성이었다.
내 생일임을 기억하고 축하해주는 사람들의 연락을 받는다. 고맙다. 짧게 카카오톡으로 환담을 나눈다. 오후 업무도 얼추 마무리를 하고, 아직 지원하지 않은 곳이 있는지 공고를 보고 또 커뮤니티를 들락거린다. 여섯 시에 퇴근 전까지 얼른 마무리해야지.
저녁은 집에 들어가 엄마와 먹기로 했다. 아빠는 오늘부터 출장이라, 월요일에 이미 가족끼리 식사를 마쳤다. 점심을 많이 먹어서 배가 그닥 고프지는 않다. 간단하게 케이크에 초만 불기로 했다. 저녁을 먹고 나면 빨리 누워야겠다. 아침 수영을 한 날은 하루가 너무 길다.
그래도 내 생일이라고 미역국 끓여주는 건 엄마가 유일하다. 미역국에 삼치구이 정갈한 집밥을 먹고 기어이 초에 불을 붙인다. 둘이라서 조촐하긴 한데, 그래도 나름 또 맛이 난다.
생일 축하해.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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