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이 어떻게 지났는지 모르겠다. 시간은 참 빠르게도 흐른다. 이번 주에는 새로 아침 수영을 시작했고, 지난 주의 재택근무를 마감하고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출근도 하였다. 어수선한 분위기에 신년의 느낌은 거의 느끼지 못했다. 어찌되었건 2023년이 이렇게 시작된다.
금요일 아침에도 수영 강습이 있었지만, 재택근무를 하는 날이라는 핑계를 대고 늦게 일어났다. 목요일 밤에 잠을 깊게 자지는 못했는데, 일어나려면 충분히 일어날 수도 있었는데, 선잠을 계속 이어자다가 눈을 뜨니 7시가 넘었다. 일어난 후에도 자고 깨고를 반복하길 수 차례를 더 하고 간신히 일어나 근무 준비를 마쳤다.
금요일과 토요일에는 이직 관련 서류를 준비하기로 마음 먹었다. 오랜만에 자기소개서를 작성하려니 쉽지가 않다. 문장을 고르고 글을 구성하는 것도 그렇지만, 지난 1년 반 동안 몸이 편한 대가로 커리어가 다소 부실해져버린 것 같은 두려움이 엄습한다. 역시 세상의 모든 선택에는 대가가 따른다. 공짜인 선택은 없다.
그냥 지금 직장에 쭉 있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괜히 사서 고생을 하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뭔가 도전이라는 것을 하기에는 너무 나이를 먹어버린 것은 아닐까 두렵다. 내 역량에 대한 의문도 있다. 자기소개서를 써내려가면서, 내가 과연 내 커리어에서 충분히 제 몫을 하는 사람인지 반문해 본다. 지금 직장에서는 1인분의 몫은 확실히 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새로운 환경에서도 그럴 수 있을지 걱정이 든다.
글을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며, 금요일에는 글의 큰 틀을 잡았다. 저녁에 영등포구청역 먹자골목에서 친구를 만나 누룽지 통닭과 이것저것 주전부리를 먹으며 맥주 한 잔 했다. 1월에 큰 결심과 실천을 두 가지 할 것이 있는데, 그것에 관해 상의를 하기 위함이었다. 사실 상의랄 것도 없이, 이미 마음은 정했으니 결정에 대한 응원과 지지를 구하고였음이라고 함이 더 옳은 표현이겠다. 술을 마시고 술을 조금 더 사서 노래방으로 갔다.
피곤했는지 일찍 눈을 감았다. 그리고 오늘 토요일 아침, 9시 정도에 눈을 떴지만, 다시 자고 깨고를 반복하며 침대를 쉬이 벗어나질 못했다. 날이 조금 풀려서 그런지, 이불을 폭 덥고 있으면 이불 안에서 땀이 나서 요가 젖는다. 땀은 신기하게 종아리에서 나는데, 종아리 부근이 축축한 느낌에 방을 옮겨 다른 침대에 잠시 또 눕기도 한다. 그렇게 오전을 어영부영 보내고 점심에 몸을 간신히 일깨워 헬스장으로 간다. 오늘은 등과 어깨를 트레이닝하는 날이다.
돌아와 식사와 샤워를 마치고, 짐을 챙겨 카페로 나갈 준비를 한다. 아무래도 집보다는 카페가 글이 더 잘 써질 것 같다. 집 근처에 프롬허츠커피로 향했는데, 분명 지난 달까지 영업을 하던 카페가 이제는 공실이다. 내부의 인테리어를 모조리 뜯어낸 황량한 공실이다. 어쩔 수 없이 길을 조금 더 건너서 이디야커피로 왔다. 2층 구석에 자리를 잡고 자소서를 마무리하고, 서류들을 준비한다.
예전에 찍어둔 증명사진 파일이 보이지 않는다. 어쩔 수 없이 사진은 내일 찍어야겠다. 오랜만에 정장을 입고 사진을 찍을 생각을 하니 기분이 묘하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PC방에 들려서 몇 가지 서류를 인쇄해야겠다. 아니다, 집에 프린터가 있으니 그냥 집에서 인쇄를 할까? 조금만 더 고민해봐야겠다. 생각보다 일찍 끝이 났는데, 오늘 저녁에 달리 할 게 없어서 고민이다. 영화를 볼까 싶기도 하고, 오랜만에 PC방에 들려서 게임이나 조금 해볼까 싶기도 하다.
그런 식으로 하루가 흐른다. 그런 식으로 한 주가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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