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Overseas

2022 보라카이 여행 - Day.1

무소의뿔 2022. 11. 16. 22:45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카피처럼, 열심히 운동한 나, 떠난다 보라카이로!!!!! 캐리어도 귀찮아서 가볍게 백팩만 꾸리고 떠나는 길, 정말 얼마만의 여행인가. 2020년 1월 홍콩 여행을 마지막으로 2년 10개월간 한국 땅을 벗어나지 못했다. 추운 서울을 뒤로 하고 따듯한 남국으로 가자.

필리핀의 칼리보 공항까지는 4시간 정도가 걸렸다. 비행기를 나서는 순간 찌는 듯한 더위와 습기가 내 몸을 감싼다. 정말 왔구나. 너무 오랜만의 해외여행이라 살짝 실감이 안 난다. 필리핀에서는 모든 게 다 느리다고 미리 가이드북이 경고했는데, 정말 그랬다. 입국 수속에만 1시간이 추가로 더 걸렸고, 간신히 공항을 빠져나온 후에는 다시 1시간 여를 미니밴을 타고 이동했다.

본섬에서 보라카이까지는 육안으로는 500m 정도밖에 안 되어 보였다. 보라카이까지는 배로 이동해야 한다. 벌써부터 설레이는 이 마음~~~

우리는 헤난 계열의 리젠시 리조트 앤 스파로 3박을 예약했다. 짐만 풀어놓고 바로 화이트비치로 뛰쳐나왔다. 작열하는 태양빛 아래 하얀 모래와 드넓은 바다가 이 곳이 바로 보라카이임을 실감케 한다.

화이트비치에서 신난 나ㅋㅋㅋㅋㅋ 낮에는 확실히 너무 더워서 해변에 사람이 많지 않다. 신기하게도 해질 무렵이 되면 하나둘씩 기어나와서 인산인해를 이룬다.

우리의 첫 끼니는 게리스 그릴로 택했다. 호텔 바로 앞에 있었는데, 애플 지도가 이상한 곳을 가리켜줘서 30분을 넘게 화이트비치를 헤메었다. 아침 비행기로 건너와서 점심도 못 먹은 채 4시 반이 되어서, 몹시 시장한 상태였다.

통삼겹구이와 쭈꾸미구이 그리고 치킨까지 주문했다. 이 집은 통오징어구이가 특히 유명한 집인데, 오징어가 다 떨어졌다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쭈꾸미구이를 시켰다. 세 음식 모두 훌륭했지만 특히 만족스러웠던 메뉴는 통삼겹구이!!! 겉바속촉을 아주 잘 구현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니 5시가 조금 안 되었다. 화이트비치를 걷는데, ‘노엘’이라는 호객꾼이 우리에게 선셋 세일링 보트를 추천했다. 보라카이 기상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예보를 보고 와서 오늘을 놓치면 제대로 된 석양을 못 볼지도 모른다는 조바심, 그리고 정말 첫 날 하늘이 맑고 좋아서 꽤나 비싼 값인 2인 3,500 페소를 지불하고 세일링 보트를 타기로 했다. 하지만, 보트 표를 구해왔을 때는 이미 해가 다 지고난 후였다. 노엘과 우리는 이틀 후인 월요일에 다시 화이트비치에서 만나 세일링 보트를 타기로 약속했다. 우리는 당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이틀 뒤에 세일링 보트를 타게 되었다. 이 또한 레전드 일화로 기억되리.

첫날 세일링 보트는 타지 못했지만, 화이트비치에서 보는 석양도 충분히 훌륭했다. 사람과 요트, 바다와 노을이 그 자체로 풍경이 된다. 연보라로 물들어가는 석양을 보며 마음이 따스해진다.

여행 내내 우리의 목을 축여주었던 할로망고. 할로망고는 필리핀의 음료 체인인데, 코코넛 쉐이크나 칼라만시 쉐이크, 망고 쉐이크와 같은 음료를 판다. 정말 자주 사 마셨는데, 코코넛 쉐이크가 특히 내 입맛에 맞았다. 달달한 코코넛과 연유의 조화가 훌륭했다.

호텔로 돌아와 밤 수영을 즐겼다. 우리는 Pool Access라는 조금 특별한 룸을 예약했는데, 1층 발코니 문을 열고 나오면 바로 수영장으로 풍덩 뛰어들 수 있다. 발코니 앞에는 선베드와 탁상도 있어서 여유를 즐기기에는 최적인, 그야말로 우리가 생전 누려본 적 없는 호사스러운 그런 룸이었다. 기분이다. 수영장 바에서 피냐 콜라타도 한 잔씩 주문해 마셨다.

호텔 수영을 마치고 다시 화이트비치로 기어나와서 바를 기웃거려봤다. 아직 10시가 안 된 시간이라 바는 한산했다. 이곳의 바는 낮에는 레스토랑, 그리고 밤에는 바 또는 클럽으로 운영된다. 몇 개 유명한 바들이 있었는데, 우리는 그 중 에픽으로 먼저 가보았다. 하지만 아직 레스토랑으로 운영되고 있었고, 간단하게 오징어튀김과 산미구엘을 주문했다. 이 곳의 오징어는 한국보다 훨씬 쫄깃하고 부드러운게 특징이다.

호텔로 돌아와서는 룸서비스로 피자와 맥주를 시켰다. 한국에서는 호텔에 갈 일도 거의 없지만 가더라도 룸 서비스는 쳐다도 안 보는데, 여기 보라카이 물가는 한국의 1/2 ~ 2/3 수준이라 부담이 없다. 피자 한 판에 12,000원, 맥주 한 병에 2,500원 꼴이니 펑펑 써도 부담이 전혀 없다. 이렇게 우리의 보라카이 여행 첫 날은 먹고 마시다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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