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ning/Jeju

바다 전망이 아름다우나 너무 비싼 베이커리 카페 - 에 오 마르 (★★★☆☆)

무소의뿔 2022. 11. 8. 10:46

공항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 일정으로, 제주 시내에서 멀지 않은 삼양해변을 택했다. 삼양해변은 다른 바닷가와는 다르게 검은 모래가 특색인데, 현무암이 풍화, 침식되어 모래가 된 것이라고 한다. 삼양해변에서 가장 좋은 위치에 '에 오 마르'라는 베이커리 카페가 있다. '에 오 마르'는 포르투갈어로 '그리고 바다'라는 뜻이란다.

베이커리 카페답게 다양한 빵들이 준비되어 있었다. 1층부터 4층까지가 모두 에오마르 건물인데, 아예 이 건물에서 제빵까지 다 진행한다. 제빵 연구소까지 갖추고 있어서 나름 규모와 체계를 갖추고 있는 베이커리이다. 그렇다. 카페라기보다는 베이커리라고 보아야 할 것 같다 이 집은.

엄마는 아이스 라떼, 나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그리고 디저트로는 우도 땅콩 소보로와 스콘, 그리고 치즈빵(이 가게의 네이밍에 따르면 '치즈치즈')을 주문했다. 평일 낮이라 한산해서 자리가 많아서 우리는 3층에 자리 잡았다. 정말 뷰 하나는 끝내준다.

치즈치즈는 음, 솔직히 별로였다. 8,600원인가 했었는데, 치즈에 엄격한 내 기준에 못 미치는 퀄리티였다. 일단 치즈 양이 너무 적다. 거기에 비해 도우만 오지게 두껍다. 가운데 너트는 호불호가 갈릴 수는 있는데, 개인적으로 견과류를 좋아하지 않아서 조합이 별로였다. 

스콘과 우도 땅콩 소보로. 우도 땅콩 소보로는 사실 다른 크림 소보로 빵과 큰 차이를 못 느꼈다. 많은 베이커리에서 우도 땅콩을 참 많이 프로모션하지만, 정말 맛으로서 차별화된다는 느낌을 받은 적은 거의 없다. 이 집도 마찬가지. 땅콩 크림의 풍미가 훌륭하긴 했지만, "음, 이게 바로 우도의 맛이지"하는 느낌까지는 아니었다.

하지만 스콘만큼은 정말 칭찬해주고 싶다. 스콘은 아주 맛이 훌륭했다. 원래 빵을 특별히 좋아하지는 않지만, 이 스콘은 한 입 베어무는 순간, "음, 이것이 스콘이지"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 스콘 속이 되게 촉촉하고 부드러웠고, 입 안에 옥수수 향이 퍼져나오는 게 훌륭했다.

커피는 뭐 특별히 리뷰할 게 없다. 한 가지를 굳이 꼽자면 오지게 비싸다는 것.

종합해보면, (1) 뷰는 끝내주고, (2) 빵은 무난하지만 특별히 엄청 맛있지는 않고 (스콘 제외), (3) 가격은 창렬이다. 엄마와 둘이 점심으로 먹은 묵은지찜 2인분이 3만원이었는데, 빵 3개에 커피 2잔 시키니까 에오마르에서 3만 5천원이 넘게 나왔다ㅋㅋㅋㅋ 빵값 정말 비싸다. 밀값이 올라서일까? 아무튼 반드시 들려야만 하는 베이커리라고 보기는 어렵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