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여정의 대단원을 마치는 마지막 등정이다. 원래 저도는 여행 초반에 새벽 등정으로 계획했었으나, 조령산에서 생각보다 에너지와 시간 소모가 커서 여행의 마지막 날로 일정을 변경했다.

조밭 공영주차장에 차를 대고 산행을 시작한다. 안쪽의 대형 식당 앞에 공터가 있어서 차를 거기까지 몰고 간다면 1km 정도는 체력을 아낄 수 있다. 다만, 임도 길이라 걷는다 해도 크게 어렵지는 않다.

여기에 속으면 안 된다. 저도 용두산으로 가는 최단코스와는 다른 등산로이다. 정상까지 통하기는 하지만, 우회로이다.

정상까지 2km를 올라가야 한다는 이정표를 보고 뭐가 잘못되었다 싶었다. 네이버지도를 급히 켜보니 우회 등산로로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다행히 저 등산로 초입에서부터 300m 정도밖에 안 온 상태라 과감히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다행히 제대로 길을 다시 찾았다. 1km 정도만 완만하게 오르면 저도 용두산 정상까지 금방이다. 300m 이정표를 발견했다면, 정말 거의 다 왔다고 봐도 된다.

막 오르기 시작했을 때는 비가 와서 우산을 들고 갔는데, 정상에 다다를 때 즈음부터 비가 멎기 시작했다. 약간 서려 있는 안개가 신비로운 숲과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아래에는 저도와 창원을 잇는 연륙교가 보이고, 그 뒤로는 내해의 포근한 모습이 보인다. 잠시 조선시대의 조운선의 관리책임자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포구 근처의 섬마을에서는 밥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아이들은 들과 내를 뛰논다. 물살을 따라 조운선은 느릿느릿 움직이고, 저녁을 먹이려고 아이들을 부르는 아낙의 목소리가 한적한 바다에 울려퍼진다. 뭐 이런 상상을 해봤다.

많이 높지 않은 봉우리라 쉽게 오를 수 있었다. 창원의 끝자락이라 찾는 이는 우리 말고 없었다. 저도는 참고로 용두산보다 비치로드로 더 유명하다.

BAC 인증 기념사진을 찍으며, 이번 여정의 막을 내린다. 이제 6월 초에 이번에 미처 돌지 못한 한산도, 용초도, 매물도, 소매물도, 두미도만 다녀오면, 통영과 거제 지역의 섬은 모두 돌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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