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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C 섬&산] [027] 통영 욕지도 천왕봉 2025. 5. 2. 금

아침 배를 타러 6시에 알람을 맞춰두고 일어났다. 어제 오후부터 쏟아붓던 비는 거짓말처럼 그치고, 하늘이 푸르다.한산한 거리를 지나 여객선터미널까지 잠을 좇으며 걷는다. 터미널에는 첫 배를 타고 통영의 여러 섬으로 각각 향하는 수많은 여행객, 등산객으로 붐빈다. 오늘의 첫 번째 행선지는 욕지도이다. 배로 1시간 여를 가면 통영 관내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욕지도에 도착한다. 두미도, 욕지도, 연화도가 군도를 이루는데, 두미도는 연계해서 방문하기에는 배편이 다소 제한되어, 오늘은 욕지도와 연화도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정했다.미처 도망가지 못한 가벼운 구름 무리가 하늘을 아직 덮고 있다. 물살을 가르며 아일랜드 호는 통영항을 떠난다.욕지도는 꽤나 큰 섬이고 인구도 많다. 잘 정비되어 있고 어선들로 분주한 욕지..

[BAC 섬&산] [026] 거제 산달도 당골재산 2025. 5. 1. 목

가조도 옥녀봉을 빠르게 하산하고 이어서 산달도로 향한다. 거제의 서북쪽에 가조도가 있다면, 서남쪽에는 산달도가 있다.산후마을 뒷길로 해서 당골재산으로 오를 수 있다. 딱히 트레킹으로 유명한 섬은 아니라서 인적이 드문 편이었다. 굴껍질을 해체하는 작업을 하시는 마을 주민 몇 분, 그리고 가족 단위 여행객만 볼 수 있었다.해안도로가 나름 잘 정비되어 있어서 드라이브하기에 좋아뵌다. 오후부터 비 소식이 있어서 부랴부랴 등산을 서둘렀다.가조도 옥녀봉보다 코스는 더 쉽다. 이정표 글씨체가 귀엽다.등산로는 특별히 어려울 것은 없었다. 바람소리와 산새소리만을 벗삼아 외로운 등정을 이어간다.어렵지 않게 당골재산 정상에 도착했다. 비석이 따로 없어서 이정표를 배경 삼아 인증을 해야 한다.돌을 받침 삼아 겨우 기념 사진을..

[BAC 섬&산] [025] 거제 가조도 옥녀봉 2025. 5. 1. 목

가라산에서 내려와 시내에서 커피를 한 잔 뽑고 기름을 꽉꽉 채워넣고 가조도로 이동한다. 육로로 접도가 가능한 거제의 주변 섬이다. 행정구역 상으로는 거제시 소속이다.볼리에르라는 카페를 검색하고 오면, 공터에 차 3대 정도 주차할 공간이 있다. 여기서 올라야 가조도 옥녀봉 최단코스다.옥녀봉 정상까지는 1km 정도로 그리 멀지 않다. 경남 산불 여파로 경각심을 일깨우는 현수막이 보강된 듯하다.옥녀봉 오르는 길은 어려울 것 없이 수월했다. 초반부는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었고, 중반부의 임도도 흙길이라 푹신푹신해서 부담이 없었다.몸이 편하면 시야가 넓어진다. 아늑한 어촌마을 뒤로 내륙이 보인다. 섬에서의 삶을 한 번 상상해본다.중간에 경치를 감상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벤치도 있다.정상에서는 서편의 바다를 조..

[BAC 섬&산] [024] 거제 가라산 2025. 5. 1. 목

밤이라서 이화령에서 거제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 2시간 여를 달려 거제의 한 사우나에서 쪽잠을 자고, 본격적인 섬 여행을 시작해 본다.거제 저구항에서 매물도로 가는 배편을 타고 매물도와 소매물도를 둘러볼 계획이었다. 저구항으로 진입하는 길목의 풍경이 참 아기자기하니 어여쁘다.8시 반에 매물도로 가는 첫 배가 뜨는데, 매표소는 8시부터 연다. 혹시 몰라 7시 반까지 도착하도록 준비를 했어서, 포구를 둘러보며 스트레칭을 하는 등 등산 준비를 하며 시간을 보냈다.하지만 하늘에 드리워진 구름이 복선이었던 것일까? 바람이 많이 분다는 이유로 오늘 매물도 행 배편은 출항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를 포함해서 매물도를 가려고 저구항을 찾은 몇 팀이 모두 닭 쫓던 개처럼 망연자실해졌다. 급하게 일정을 수정해서 아..

[BAC 100대 명산] [018] 문경 조령산 2025. 4. 30. 수

5월 연휴를 맞이하여 지독한 산행 여행을 시작했다. 그 첫번째 관문은 경북 문경의 조령산이었다. 거제와 통영의 섬들을 도는 게 메인인 여행이었지만, 남해안까지 한꺼번에 내려가면 피곤하기도 하고 지루하기도 하여 중간 지점인 조령산을 등정하기로 결정하였다.이화령 휴게소에서 오르면 최단코스로 조령산을 오를 수 있다. 3년 전, 자전거 국토종주를 할 때 새재자전거길을 종주하느라, 이화령 휴게소를 한번 들린 적이 있었다. 그때의 고통스러웠던 업힐의 추억이 스멀스멀 떠오른다.추억의 빨간 스탬프 부스다. 오랜만에 다시 만나니까 반가움마저 든다.이화령 휴게소에서 장비들을 세팅하며 등산 준비를 한다. 연휴 초입이라 서울을 빠져나오는 차들이 많아서 정체 때문에 꽤나 지연이 되어서, 다소 늦은 6시에 등산을 시작해야 한다...

[BAC 100대 명산] [017] 화천 오봉산 2025. 4. 27. 일

용화산 등산을 마치고 1시간을 차로 이동해서 오봉산으로 향했다. 오봉산을 오르는 최단코스는 배후령 고개에서 시작되는데, 이 고개는 춘천시와 화천군의 딱 경계에 위치해 있다.다시 등산할 채비를 마치고 배후령 고개에서부터 등정을 시작한다. 배후령 정상까지는 차로 편하게 이동이 가능하다.최단코스이기는 하지만, 오봉산의 다섯 봉우리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알찬 코스이다. 거리는 편도로 1.4km 정도이다.좁은 임도길로 등산 코스는 시작된다. 오후 3시 정도라서 그런지 등산객이 없다.1.4km는 거짓이었다. 왜 이정표는 늘 거짓말을 하는 걸까? 오봉산 정상까지는 총 2.0km이다.이름에 걸맞게 다섯 개 봉우리를 모두 오르내려야 한다. 쭉 오르기만 하는 코스가 아니라 배로 힘든 기분이었다.어느덧 2봉까지 돌파했다. ..

[BAC 100대 명산] [016] 화천 용화산 2025. 4. 27. 일

주말마다 비가 오거나 일정이 있는 통에 한달 동안 등산을 못하다가 오랜만에 등산을 한다. 주중에는 러닝을 하는데, 잘못된 자세로 달리기를 하느라 인대 통증이 심해서 이번에는 아예 장비를 제대로 갖추었다. 아디다스 무릎 보호대를 차고 무릎 인대를 꽉 잡아주고, K2 등산 스틱으로 하체에 실리는 하중을 분산시킨다. 역시 운동은 장비빨이다.원래는 화천의 용화산, 오봉산, 춘천의 삼악산을 하루에 다 오르는 1일 3산 코스를 계획했으나, 아침에 출발이 늦어지기도 했고 생각보다 등산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서 용화산과 오봉산만 오르는 선에서 산행을 마쳤다. 며칠 뒤에는 거제와 통영으로 본격적인 섬 트레킹 여행을 떠나야 하니, 체력 안배에 대한 고려도 있었다. 큰고개에서 출발하는 용화산 최단코스 루트를 택했다. 바로 ..

푼주 (★★★☆☆)

4월의 마지막 날, 8호선 문정역과 장지역 사이에 위치한 한식 다이닝 '푼주'를 다녀왔다. 일전에 이 근처를 지나갈 때 식당이 있는 줄 전혀 몰랐는데, 그도 그럴 것이 건물 외부에 따로 간판이 없어 건물 안으로 진입해야 비로소 식당임을 알 수 있기 때문이었다. 또 보통 입구는 입구임을 알리기 위해 요란한 편인데, 푼주의 입구는 요란함이 전혀 없어서 한 눈에 입구를 찾지 못하였다.별거 아닌 데서 고객은 감동한다... 지평 막걸리를 만드는 바로 그 회사에서 막걸리를 베이스로 한식을 모던하게 재해석한 음식들을 서빙하는 식당이라... 기대가 된다.물가상승 때문에 최근에 4,000원이 올랐다. 그래도 다이닝 치고는 경쟁력 있는 가격이다.내부 인테리어는 상당히 모던하다. 커튼을 둘러놓아서 밖에서 지나다닐 때에는 전..

Dining/Seoul 2025.05.09

박태웅 - 박태웅의 AI 강의 2025

5월 독서 목표로는 가장 핫한 이슈인 인공지능에 관한 책을 골랐다. 이미 챗GPT를 사용하고 있고, 여러 뉴스를 통해 AI의 시대가 도래하였음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인공지능이 도대체 무엇인지, 그것의 등장이 우리 사회에 어떠한 함의를 갖는지, 인류의 나아갈 방향 그리고 그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지, 조금은 거대한 담론과 담론 속에서의 나의 실천을 보다 명징하게 고민해 보고 싶어서 이 책을 골랐다.책은 쉽게 잘 쓰여졌다. 기술의 복잡한 세부에 대한 설명은 과감히 생략하고, 큰 틀에서 인공지능 그리고 거대언어모델의 작동 방식에 대해 설명한다. 개론서로서의 역할로도 손색이 없다.총 6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강에서는 인공지능 전반에 관한 개관을 (거대언어모델을 인공지능 ..

Books 2025.05.09

어느 개 같은 날의 오후

서럽다.부상으로 반년 쉬기는 했지만, 그래도 레슨을 받고 연습을 해 온 시간이 있는데, 골프는 정말 더럽게 안 된다. 다 합치면 1년은 연습을 한 셈인데 왜 아직도 만족스러운 샷이 나오지 않을까? 프로가 하라고 한 스트레칭, 동작 열심히 지켜서 스윙하려고 하는데, 그 놈의 헤드업은 진짜 도저히 잡히질 않는다. 이게 한다고 실력이 느는 게 맞나?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심정이다. 거의 주에 5~6시간은 골프 연습에 할애하는데, 생업이 있는 사람치고 이 정도면 꽤 많이 할애하는 것 같은데, 뭐 밥 먹고 골프 연습만 해야 하나?7번 아이언으로 100m, 드라이버로 120m도 나오지 않는다. 방향은 죄다 슬라이스다. 임팩트 때 헤드가 열리고, 헤드업이 있다고 한다. 커핑도 있고, 상하체 분리도 안 된단다. 아니..

Diary 2025.0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