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여행다운 여행을 다녀왔다. 여행다운 여행이란 무엇일까. 잠시 고민해 본다. '여행'과 달리 '여행답다'를 정의내리기란 쉽지 않다. 일상과의 분리, 낯선 공간, 나를 구성하는 여러 감각들과 사념들을 털어내고 새로운 자극으로 나를 채워나가는 과정. 뭐, 어떻게 정의내리든 상관 없다. 나는 비행기를 탔고, 제주에 왔으며, 그 중에서도 함덕으로 왔다. 함덕으로 정한 이유는 오직 바다이다. 지난 추석 3박 4일간의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제주도의 거의 모든 바다를 둘러보았다. 서쪽의 창창한 푸른 바다부터, 태평양과 닿아 있는 남쪽의 깊은 바다, 햇살을 머금어 따듯한 동쪽 바다, 그리고 바람이 시원한 북쪽 바다까지, 제주의 사면을 둘러보면서 바다란 바다는 원 없이 만끽했었다. 소중한 추억이다. 함덕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