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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03 6

[BAC 100대 명산] [015] 서울 수락산 2025. 3. 22. 토

여유로운 주말, 서울 근교의 산으로 떠났다. 원래는 경의중앙선을 타고 양평 용문산을 갈 계획이었지만, 늦잠을 자는 바람에 급하게 수락산으로 선회했다.수락산 등산 코스는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최단거리를 자랑하는 석림사 코스를 택했다. 7호선 장암역에 내려서 1km 정도를 걸어가면 석림사가 나온다. 장암역에서 수락산을 바라보면, 저기를 오늘 안에 오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덜컥 든다.3월답지 않게 따듯한 날이 계속되는 한 주였다. 주말까지 따듯하다. 오후 2시 반에 시작하는 느긋한 산행 길이 봄날의 햇살로 더욱 느긋하다.대동소이한 몇 가지 코스가 있는데, 어차피 별 차이가 없어서 그냥 길 따라 올랐다. 결국에는 1-1 코스, 깔딱고개 지나는 코스를 지났다.석림사를 지나고 500m 정도를 더 간 지점..

[BAC 100대 명산] [014] 서울 관악산 2025. 3. 15. 토

토요일에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결혼식이 있었다. 오전 예식이라 결혼식 마치고 윗공대 뒷길로 해서 연주대를 빠르게 찍고 내려오기로 했다. 미리 차에 등산화와 등산복을 챙겨두어서 출발했다. 관악산 등산은 이미 수 차례를 했지만 윗공대 뒷길로 하산한 적은 있었어도 오른 적은 처음이다.윗공대 뒷길 코스는 초입의 간이화장실이 유일한 화장실이다. 볼 일은 미리 보고 오를 수 있도록 하자.3월 둘째 주인데도 날씨가 유독 따듯했다. 반팔에 바람막이만으로 가볍게 오르는 등산길. 벌써 계곡이 졸졸 흐르는 것이 한껏 완연한 봄기운을 드러낸다.하지만 볕이 들지 않는 음달에는 마지막 겨울의 흔적이 또렷하다. 많이 추웠던 이번 겨울을 돌이켜보게 한다.연주대까지는 총 1.8km 밖에 안 되는 짧은 거리이지만, '악'산 답게 만만하지..

화양연화

넷플릭스에 리마스터링 영화가 올라와서 도전해 보았다. 예전에 한번 보려다가 너무 지루해서 중간에 멈췄었는데, 이번에는 마치 숙제를 하듯 끝까지 보았다. Fade in이나 Fade out 없이 딱딱 끊기는 장면 편집은 왕가위 감독의 노림수였을까?이 영화도 감정의 전개에 대한 설명은 불친절하다. 그러한 감정이 주어진 이후의 상황과 묘사의 섬세함은 인정하지만, 설명 없이는 어떠한 감정도 나는 설득력을 잘 못 느끼는 편이다.양조위를 선택하기 직전까지 갔다가 결국 선택하지 않고 머무른 것은 장만옥의 선택이었다. 그 선택에 대한 설명이 조금 더 부여되었더라면, 이 영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을까?

Cinema 2025.03.10

너는 내 운명

주말에 오랜만에 옛날 영화를 봤다. 황정민에게 대상을 안겨 준 그 작품. 무려 20년 전에 세상에 나온 작품. 지금 내 나이랑 비슷했을 젊은 황정민이 연기한 작품. 오래되어 빛바랜 필름처럼 지금 기준으로는 투박할 수도 있는 순애보를 보여준 작품.사랑이란 무엇일까 되묻게 된다. 다시 보니 순애보의 계기에 대한 설명은 좀 부족하긴 하다. 대신 순애보의 크기와 열정을 강조한다. 그리고 그 전략이 나쁘지 않았다. 예전에 봤을 때는 전도연의 후반부의 넋 빠진 듯한 연기에 감탄을 했는데, 다시 볼 때는 황정민의 순애보 연기에 더욱 몰입하게 된다. 순애보가 멸종한 시대, 누군가를 순수하게 사랑한다는 그 마음의 깊이를 한번 고민해 본다.

Cinema 2025.03.10

롯데호텔 도림 (★★★★☆)

아버지의 정년퇴임을 기념하여 가족 식사를 하러 롯데호텔 도림을 방문했다. 2025년 2월 프로모션으로 중식의 대가 여경래 셰프와 콜라보레이션을 한 '여경래 다복 코스'를 선보인다고 해서 별 고민 없이 해당 코스로 예약했다. 흑백요리사를 재밌게 봤던 기억 덕분이었다.6시 식사였는데, 해가 꽤 길어져서 아직 어둠이 나리지 않은 광화문 일대를 조망할 수 있었다. 오른 편으로는 종로타워와 센트로폴리스가 보이고, 왼편으로는 SFC가 보인다. 식당에 따로 축하 문구를 부탁 드렸는데, 마커 펜을 이용해서 간결하고 멋드러진 문구를 장식해 주셨다.중식답게 기본 찬으로 짜사이와 볶은 콩이 나왔다. 맨 왼편의 찬은 이름을 들었는데 까먹었다. 아삭하고 고급스러운 단무지와 비슷한 맛이었다.전반적으로 퓨전 중식이라기보다는 정통 ..

Dining/Seoul 2025.03.03

아버지의 은퇴

지난 주 목요일, 우리 아버지는 오랜 교직 생활을 마치고 정년퇴임을 하셨다. 아버지의 퇴임을 축하하기 위해, 몇 주 전부터 꽤나 부산했다. 아버지에게 드릴 감사패를 제작하고, 지금보다 십 몇년은 더 젊었던 시절 학교에서 찍은 아버지의 사진을 프린팅한 케이크를 주문하고, 아버지에게 안겨드릴 카네이션 꽃다발도 맞췄다.방학의 교정은 한산했다. 선생님들도 없다. 행정실을 분주히 오가는 교직원 몇 명만이 텅 빈 교정을 지키고 있다. 넓은 교장실이 오히려 휑하게 느껴진다. 아버지는 이 방에서 4년을 일했구나. 생각해보니, 아버지 환갑 때 맞춤 정장을 선물해 드린다고 같이 비스포크 샵으로 이동하려고 아빠의 학교를 찾았었다. 그게 벌써 2년이 더 지난 일이다. 예정된 일이었고, 예정대로 흘러왔다.싫다는 아버지를 몇 번..

Diary 2025.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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