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 여행 5일차. 오늘은 오전에 비엔나를 떠나 잘츠부르크로 이동하는 일정이다. 이동 중에 할슈타트라는 호숫가의 작은 마을을 먼저 들렸다. 가는 길, 하늘도 맑고 들판은 푸르고, 여행하는 기분이 물씬 난다.
할슈타트는 할슈타트 호를 면하고 있는 인구 1,000명이 안 되는 작은 마을이다. 할슈타트 호는 알프스의 빙하가 녹아 형성된 호수라 하고, 할슈타트 마을은 예전에 암염을 캐서 소금을 만드는 부유한 마을이었다고 한다.
할슈타트 호수에는 거위들이 자유롭게 노닌다. 사람을 딱히 무서워 하지도 않고 피하지도 않는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큼 경관이 수려하고 자연이 깨끗한 마을과 호수다.
할슈타트 마을과 호수를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남겨 본다. 머리가 많이 자랐다. 돌아가면 머리를 잘라야 한다.
마을의 유일한 교회가 특히 눈에 들어온다. 호숫가로 가면 집집마다 보트를 정박해두는 차고가 있다. 부자 동네인가보다. 부럽다.
맑은 할슈타트 호수를 눈으로만 보기에는 아까워서, 직접 입수를 감행했다. 물은 정말 맑고 시원했다. 30도가 넘는 한낮의 더위를 말끔히 씻겨내주는 시원함이다. 아예 수영복을 가져왔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놀이터도 있어서, 오랜만에 그네를 타며 놀았다. 점심으로 케밥을 먹고, 후식으로 맥주를 한 병 마셨다. 나도 그네로 360도 회전해보고 싶은데, 90도도 쉽지 않았다.
할슈타트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 아예 전기 보트를 빌렸다. 보트를 타고 30분 동안 할슈타트 호를 둘러볼 수 있는데, 1시간 코스와 30분 코스 그리고 수동식 보트와 전기 보트, 총 4가지 조합이 가능하다. 이 중 전기 보트 30분 코스가 가장 훌륭한 조합이다. 너무 짧지도 길지도 않고, 땀을 흘리지 않아도 되어서 좋다. 드넓은 할슈타트 호수를 둘러보기에 딱 알맞다.
사나이 답게 보트 위에 올라가 기념사진을 남겨본다. 정말 낭만적인 순간이었다.
할슈타트 여행을 마치고 잘츠부르크로 들어왔다. 비엔나에 비하면 작은 소도시지만, 모차르트에 관한 역사적인 명소도 많이 있고 도시 경관이 고즈넉하여 돌아보기에 좋은 곳이다. 먼저 미라벨 정원을 둘러보았는데, 쇤부른 궁전의 정원을 보고 온 후라 감흥이 크진 않았다.
미라벨 궁전에는 다소 기괴한 석상이 있다.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까먹었다. 미라벨 궁전은 참고로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의 배경 장소라고 한다.
정원에 살포시 기대 앉아 기념 사진을 남겨본다.
미라벨 궁전 다음으로 찾은 곳은 호엔 잘츠부르크 성 전망대이다. 이 곳을 오르려면 비탈길에 설치된 트렘 비슷한 운송 수단을 이용해야 하는데, 잘츠부르크 패스 1일권을 구매하면 이용 가능하다. 잘츠부르크 여행 시에는 잘츠부르크 패스를 구입하는게 여러모로 유리하다. 도시 자체가 크지 않아서 하루면 관광 포인트들을 다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호엔 잘츠부르크 성에서 내려다 본 잘츠부르크의 모습이 참 예쁘다.
호엔 잘츠부르크 성을 내려오면 시가지가 나오는데, 여기에 모자르트 생가가 있다. 예전에 배운 독일어를 더듬어 보면, geburt는 born에 해당하고 haus는 house에 해당하니, 직역하면 모차르트 생가 정도가 되겠다.
시가지를 벗어나면 잘자흐 강을 가로지르는 마카르트 다리가 나온다. 우리나라로 치면 남산쯤 되는 장소인가보다. 사랑의 자물쇠가 다리를 가득 메우고 있다. 윤철이와 윤주는 아직 잘 사귀고 있을까?
5일차 여행의 마무리는 아우구스티너 양조장에서 생맥주를 원 없이 먹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아직 해가 저물기 전인데도, 그리고 평일인데도, 잘츠부르크의 밤을 즐기는 전세계의 젊은이들로 양조장이 꽉 찼다. 이 곳 양조장에서는 500ml와 1,000ml 두 가지 사이즈로 생맥주를 파는데, 주문을 하면 컵을 챙겨서 직접 생맥주를 내려주는 아저씨에게 가야 생맥주를 잔에 채워주는 시스템이다.
좋은 술과 좋은 여행, 이렇게 동유럽 여행의 5일차 여정을 마무리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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