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는 업무가 다소 slow해서 여유 시간이 많다. 저녁 시간을 충분히 내가 원하는 대로 보내고 있다. 4주 앞으로 갑자기 다가 온 세부 여행을 맞이해서 이번 주부터 운동량을 대폭 늘렸다. 근력 운동의 빈도를 높이고, 대회 이후 거의 10개월을 한 적이 없던 유산소를 새로 시작했다. 평소 애용하는 해외 직구 사이트를 통해서 체지방 감량 보충제까지 주문했다. 가히 의지는 충만한 상태.
오늘 저녁도 일찍 퇴근을 하고 근력 운동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온 후 친구와 한강에서 자전거를 탔다. 오랜만에 페달을 밟으니 작년 요맘때의 기억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풀벌레들 우는 소리, 익숙한 습한 공기, 내 뺨을 가르는 얕은 바람의 흐름, 달빛에 어스름히 비춰지는 구름떼. 작년 요맘때 한창 자전거를 타고 전국 구석구석을 누비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거진 1년이 지난 지금 돌이켜 생각해보니, 정말 대단한 의지였고 대단한 열정이었다. 그때의 나는 무엇에 그렇게 미쳐 있었던 것일까.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을 하던 일, 자전거를 타고 배달 알바를 뛰던 일, 자전거를 타고 전국을 누비던 일. 시간이 참 너무도 빠르게 흘러가 버려서, 벌써 내 인생의 지나간 한 페이지가 되어버렸다. 지금은 언제 그랬었냐는듯이 다소 푸근한 몸이 되어버렸지만, 그 시절 나는 몸에 미쳐 있었던 것 같다.
이제는 몸과 마음이 모두 평온하다. 몸은 좀 덜 평온해도 될 것 같다. 육체는 다그치고 마음에는 휴식을 주는 그런 삶을 살아야겠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8월은 내게 참 휴식 같은 늦여름이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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