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tness/Competition

NPCA 서울 대회 출전 후기

무소의뿔 2022. 10. 4. 14:56

2022. 10. 2. 월요일, 드디어 내 인생 첫 대회를 치뤘다. NPCA 서울 대회 스포츠모델과 스포츠모델 노비스, 2개 부문에 출전했다. 대회 직전 체지방량은 3.4kg, 체지방률은 5%, 골격근량은 37kg이었다.

사실 몸이 완성된 상태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여전히 걷어내야 할 체지방은 1kg가 넘고, 골격근량은 다른 선수들에 객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을 나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요새는 경쟁이 치열해져서 스포츠모델 부문에서도 구력 3~4년은 기본이고, 트레이너 같이 관련 산업 종사자가 아닌 나처럼 직장 생활을 병행하는 사람은 절대적인 훈련량이 부족할 수밖에 없어서 경쟁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나는 대회 준비 기간을 고작 1년도 채 안 되게 잡고 진행했으니 애초에 수상이나 단상권을 기대한 것은 아니었다.

아침 5시 반에 기상하여, 대강 짐을 챙겨 상암동으로 갔다. 마침 아빠도 마라톤 훈련 모임을 하러 상암동으로 가는 길이라 아빠가 태워다줘서 편하게 올 수 있었다. 7시 반부터는 예약한 헤어메이크업을 받고, 9시부터 본격적인 대회 준비에 돌입했다.

탄 작업 후 포징 연습 중

지난 일년간 나를 성심성의껏 지도해주신 트레이너 분도 아침부터 와서 내 대회를 도왔다. 탄도 직접 발라주시고, 포징도 점검해주시고, 펌핑도 도와주셨다. 어차피 자신과의 싸움이라는 각오로 무대에 오르는 것, 다른 선수들의 우람하고 선명한 근육에 기 죽지 말고 끝까지 최선을 다하기로 마음 먹고 열심히 무대 뒤 준비를 진행했다.

후면 포징을 취하고 있는 내 모습. 둔근이 다소 아쉽다.

스포츠모델 톨 부문은 약 10시 반 정도에 시작했다. 안내가 잘 이루어지지는 않았는데, 주니어와 마스터즈, 숏 부문이 먼저 진행되고 그 다음이 톨이어서 대기가 좀 길어졌다. 커팅이 다 안 되서 로딩도 없이 계속 펌핑만 돌리는데, 햄버거나 피자를 먹는 다른 선수들이 참 부러웠다. 냄새를 참는 게 고역이었다.

막상 무대에 올랐을 때는 크게 긴장되지는 않았다. 긴장보다는 포즈를 취하느라 다른 것들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개인 포징만 염두에 두고 무대에 올랐는데, 쿼터 턴 심사까지 보았다. 이 부분 숙지를 제대로 못해서, 첫 스포츠모델 부문 쿼터 턴 심사 때에는 포즈를 어떻게 취해야 될지를 제대로 몰랐고 우왕자왕했다. 옆 선수들의 포즈를 몰래 따라하는 임기응변으로 대처했지만, 숙지가 안 되어 제대로 근육을 타게팅하여 짜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비교 심사에서도 다소 아쉬웠다. 복압을 잘 유지하지 못해서 안 그래도 부족한 근선명도를 최대한 살려내질 못했다. 첫 대회를 마치고 노비스 부문으로 다시 무대에 오르기까지 트레이너의 집중 코칭을 받으며 쿼터 턴 포즈를 연습했다. 만약 NPCA 무대에 서지 않았더라면, ICN 무대에서 우왕좌왕했을텐데, 이번 경험이 정말 제대로 피와 살이 되었다.

결과는 두 부문 모두 꼴찌!!! 하지만 괜찮다. 누가 봐도 근육 사이즈가 내가 제일 작았으니 말이다. 억울할 것도 없고 아쉬울 것도 없다. 멘탈은 다소 흔들렸지만, 하루 푹 쉬면서 다시 부여잡았다. 이제 진짜 5일만 더 버티면 된다. 정말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묵묵히 해나가는 그 자체로 위대한 도전이고 여정이다.

정말 외소하구나!!

NPCA 대회는 디딤돌에 불과하다. 애초의 목표였던 ICN 대회를 향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 늘 큰 가르침과 용기를 주는 윤광원 코치님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