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간만의 개꿈

무소의뿔 2022. 9. 14. 11:06

요새 탄수화물 섭취를 극도로 제한하고 있는 상태라 전반적으로 컨디션이 좋지 못하다. 일상에서 기력이 부족하고, 손끝이 저릿하고, 경미한 두통까지 올라온다. 오늘은 수면의 질까지 좋지 못 했다. 새벽에 두 번이나 잠에서 깼다. 원래 한 번 잠들면 깊이 푹 잔다는 게 내 건강상의 가장 큰 강점인데 말이다.

그 와중에 말도 안 되는 헛꿈을 두 편이나 꾸었다. 첫 번째 꿈은 솔로지옥에 출연했던 '신지연'이 나왔다. 신지연과 썸을 타고 있는데, 10년 전 군대 선임이 등장하여 훼방을 놓았다. 신화철이라는 선임인데, 거의 존재 자체를 잊고 살았는데 갑자기 꿈에 등장하니 황당하기 그지 없었다. 나보다는 8개월 선임이었는데 같은 소대가 아니라서 마주칠 일은 많이 없었지만, 흡연장에서 종종 대화를 나누곤 했었다. 장난기가 많았었는데, 후임들한테 장난을 많이 치기는 해도 도를 넘는 장난을 치지는 않았었다. 총평하자면 나쁜 선임은 아니었지만, 짬 차이 때문에 조금은 두려운 선임이었다. 아무튼 그 선임이 내가 썸 타는 것을 훼방 놓았다. 선임 이후에는 마동석이 등장하여 훼방을 놓았다. 마동석은 약간 최종 보스 느낌으로 데이트를 훼방 놓았고, 그러다가 꿈에서 깼다.

다시 잠을 청하고 두 번째 꿈을 꿨다. 이번에는 아이유가 나왔다. 아이유와는 막 사귀는 타이밍이었다. 아이유가 먼저 용기를 내서 내 손을 잡았다. 우리는 손을 잡고 거리를 거닐었는데, 마치 대학 초반 시절 연애를 공개할 때 20대 초반 아이들이 야유와 부러움 섞인 환호를 보내는 그런 장면도 연출되었다. 대학 때 여학우들이 몇 등장했었다.

꿈에서 깨고 메모장에 써 놓은 기록을 보니 '남북 스파이'라는 문구가 있다. 나는 개꿈을 꾸면 꿈의 키워드를 간단하게 정리하는 습관이 있는데, 가끔은 써 놓고도 다음 날에 기억이 안 나는 때도 있다. 이번이 그런 경우인데, 아마 최근 공조2를 본 영향이 있는 듯 싶다.

두 편 연달아 달달한 썸을 타는 꿈을 꾸다니... 참, 초가을의 부질 없는 개꿈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