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꼬칩 불닭맛은 너무 맵다
저번 6월 초에 동해안 자전거길 라이딩을 갈 때, 단백질을 섭취하기는 해야겠고 그렇다고 4일치 닭가슴살을 미리 준비하자니 무게도 무게지만 상할 우려가 있어서 닭가슴살칩을 20봉 정도 구매한 적이 있었다. 세상이 좋아졌다 참. 예전에 바디 프로필을 준비할 때는 퍽퍽한 닭가슴살 외에 별다른 옵션이 없었는데, 이제는 양질의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섭취할 가공식품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꼭꼬칩이라고 이름도 참 귀엽다. 갈비맛, 오리지날맛, 불닭맛 3가지 혼합으로 구성되어 있었는데, 먹어보니 불닭맛은 정말 맵더라. 원래도 매운 것을 잘 못 먹는 나인데, 불닭맛 닭가슴살칩은 정말이지 혀가 얼얼해지고 입 안이 뜨거워지는 맛이다. 물을 같이 마시면서 버텨도 10분은 그 매운 고통이 지속된다.
20봉을 샀는데 갈비맛과 오리지날맛은 이미 다 먹어버린 상태였고, 불닭맛 4봉만 부엌 한 켠에 오래 남아있었다. 언젠가 먹기는 먹어야 하니 그게 이번 주가 된 것 뿐이다. 닭가슴살을 한 봉씩 덜 데워오고, 한 끼만 불닭맛으로 대체하면 된다. 화요일부터 3일째 불닭맛 닭가슴살칩에 고통 아닌 고통을 받고 있다. 매운 음식을 잘 먹는 사람들이 참 부럽고 신기하다.
매운 음식을 잘 못 먹는 이 성향은 아버지로부터 물려 받았다. 아빠도 매운 음식을 정말 못 먹는데, 통상적인 식당을 기준으로 보통 정도의 매운 맛만 되어도 땀을 비오듯 흘린다. 나도 마찬가지이다. 아니, 아빠보다는 덜 한 것 같기도 한데, 대동소이하겠지. 매운 음식을 먹으면 당장도 괴롭지만, 다음 날 속까지 불편해 이중고, Double Harshness가 도래한다.
다이어리를 쓰면서도 입에 침이 고인다. 다가올 전투에 대비해서 침샘이 미리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다. 파블로프의 개와 같다. 동물은 참 신기하다. 그리고 다시는 불닭맛 닭가슴살칩을 주문하지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