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ain/BAC 100대 명산

[BAC 100대 명산] [016] 화천 용화산 2025. 4. 27. 일

무소의뿔 2025. 5. 9. 20:06

주말마다 비가 오거나 일정이 있는 통에 한달 동안 등산을 못하다가 오랜만에 등산을 한다. 주중에는 러닝을 하는데, 잘못된 자세로 달리기를 하느라 인대 통증이 심해서 이번에는 아예 장비를 제대로 갖추었다. 아디다스 무릎 보호대를 차고 무릎 인대를 꽉 잡아주고, K2 등산 스틱으로 하체에 실리는 하중을 분산시킨다. 역시 운동은 장비빨이다.

원래는 화천의 용화산, 오봉산, 춘천의 삼악산을 하루에 다 오르는 1일 3산 코스를 계획했으나, 아침에 출발이 늦어지기도 했고 생각보다 등산에 시간이 많이 소요되어서 용화산과 오봉산만 오르는 선에서 산행을 마쳤다. 며칠 뒤에는 거제와 통영으로 본격적인 섬 트레킹 여행을 떠나야 하니, 체력 안배에 대한 고려도 있었다. 큰고개에서 출발하는 용화산 최단코스 루트를 택했다. 바로 앞까지 주차를 할 수 있어서 편도로 1km 정도만 걸으면 바로 용화산 정상이다.

재래식이긴 하지만 화장실도 구비되어 있다. 용화산 정상까지 마땅한 화장실이 없으니 여기서 일을 해결하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경남 산불 여파로 입산통제를 엄격히 시행 중이다. 다행히 큰고개에서 용화산 정상으로 향하는 길은 탐방이 허용된다.

무려 거금 5만원을 투자해서 장만한 K2 등산 스틱이다. 두랄루민으로 이루어져 매우 가볍고, 3단 길이 조절이 가능하여 수납이 용이하다. 남자다운 시크한 블랙으로 세련미를 더한다.

날이 맑지는 않지만 미세먼지가 없어서 시야는 넓게 확보가 된다. 첩첩이 병풍처럼 산과 산이 이어지는 모습이 장관이다.

총 1.1km 정도면 용화산 정상에 오를 수 있다. 전반적으로 코스가 험하지 않고 편하다. 일부 암릉 구간이 있기는 하지만 특별히 위험하거나 어려운 구간은 아니다.

암벽 애호가들이 탐낼 만한 준엄한 절벽이 눈에 들어온다. 실제로 헤드기어까지 찬 노부부가 암벽을 마치고 근처에서 휴식을 취하고 계셨다.

정상에 다다를수록 산세가 수려하다. 여린 잎들로 중무장한 봄산의 앳된 활기가 느껴진다.

북녘으로는 풍경이 더욱 장엄하다. 산맥이 파도를 치는 듯한 기분마저 든다.

어렵지 않게 정상에 도달했다. 80m를 앞에 두고 이정표를 달아두는 넉넉한 인심이 인상적이다.

드디어 도착한 용화산 정상이다. 정상은 나무가 빼곡해서 경치가 다소 제한되니, 오르는 길에 탁 트인 경관을 많이 감상해 두는 것이 낫다.

등산객에게 부탁해서 기념 사진을 한 컷 남겨본다.

하산을 마치고 보니 고무패킹 한쪽이 사라져 있다. 오봉산은 어쩔 수 없이 스틱 없이 등산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쿠팡에서 10개 들이 고무패킹을 주문했다. 이렇게 16번째 BAC 등정을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