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웅 - 박태웅의 AI 강의 2025
5월 독서 목표로는 가장 핫한 이슈인 인공지능에 관한 책을 골랐다. 이미 챗GPT를 사용하고 있고, 여러 뉴스를 통해 AI의 시대가 도래하였음을 잘 알고 있었지만, 인공지능이 도대체 무엇인지, 그것의 등장이 우리 사회에 어떠한 함의를 갖는지, 인류의 나아갈 방향 그리고 그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고 해야만 하는지, 조금은 거대한 담론과 담론 속에서의 나의 실천을 보다 명징하게 고민해 보고 싶어서 이 책을 골랐다.
책은 쉽게 잘 쓰여졌다. 기술의 복잡한 세부에 대한 설명은 과감히 생략하고, 큰 틀에서 인공지능 그리고 거대언어모델의 작동 방식에 대해 설명한다. 개론서로서의 역할로도 손색이 없다.
총 6강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강에서는 인공지능 전반에 관한 개관을 (거대언어모델을 인공지능 자체로 치환해서 바라보는 시각을 경계해야 한다), 2강에서는 LLM의 출현과 특징을, 3강에서는 최근의 LLM과 이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AI 서비스를, 4강에서는 AI의 미래와 경계하여야 할 현실적인 문제들을, 5강에서는 인공지능을 적절하게 통제하기 위한 실천적인 제언을, 6강에서는 인공지능의 흐름 속에서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각각 제시한다.
독서를 하기 전에는 LLM 기술 중심의 책일 것이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인문서에 가깝다. 크게 앞의 3강은 기술 논의를, 뒤의 3강은 기술 통제에 관한 인문학적, 사회학적 논의라고 이해하면 될 듯 하다.
책은 술술 잘 읽혔다. LLM의 작동 방식에 대해 이해를 하고 나니, LLM 그 자체만을 두고 강인공지능이 도래한 것처럼 두려워할 필요까진 없다는 점을 깨달았다. 하지만, 근미래에 강인공지능이 출현할 수 있는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점도 함께 깨달았다. sudden emergence. LLM이 이렇게까지 잘 작동하는 구체적인 이유를 아직 아무도 알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무섭다. 그야말로 어떠한 형태의 지능 (또는 지능과 유사한 무엇인가가) 급작스럽게 출현한 것.
기술 윤리에 관한 논의도 숙고해 볼만 하다. 윤리 담론은 언제나 뻔한 측면이 있지만, 그 명제 하나하나에 실천적인 고민이 녹아 있음을 염두에 두고 살펴본다면 그리 뜬구름 잡는 이야기만도 아니다. 다음에 기회가 된다면 AI에 대해 더욱 깊이 있는 분석을 담고 있는 책을 독서해보아야겠다.